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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면서 시작된 '중얼중얼' 혼잣말, 경고 신호?

[혼자, 삽니다]⑤ 정신과 전문의에게 물어본 '1인 가구 정신질환'

머니투데이 강선미 기자, 이상봉 기자 |입력 : 2018.05.19 08:10|조회 : 19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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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대한민국에서 혼자 사는 당신, 안녕하신가요?
5월은 가정의 달. 혼자 사는 가정이 4인 가구보다 많아진 요즘, 홀로 가정을 꾸린 사람이라면 어린이날과 어버이날도 좋지만 혼자 사는 '나'도 챙겨야 할 때다. 너무 빠르게 이뤄진 1인 가구로의 변화가 내 마음에 병을 준 것은 아닌지 말이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정신질환에 대해 자문을 얻기 위해 지난 16일 직장인들로 붐비는 광화문 거리에 위치한 정신건강의학과 '광화문 숲'에서 김지용 전문의를 만났다. 점심을 먹으러 자주 드나들었던 식당 건물의 3층에 위치한 병원이었다. 고픈 배를 위해서는 자주 왔던 이곳을, 혹시 병들었을지 모를 내 마음을 위해서는 왜 한번도 오지 않았을까.

현재 김 전문의는 다른 정신과 전문의 4명과 함께 팟캐스트 '뇌부자들'을 진행하고 있다. 정신질환에 관한 궁금증을 사연으로 받고, 이에 대해 설명해주는 형식이다. 이곳에 소개된 내용을 묶어 지난 3월 '어쩐지, 도망치고 싶더라니'라는 책도 출간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3가지 상황을 두고 김 전문의와 Q&A를 진행했다.

주말에 집에만 콕 박혀있는 '방콕족'들. 정신건강 문제는 없을까? /사진=게티이미지
주말에 집에만 콕 박혀있는 '방콕족'들. 정신건강 문제는 없을까? /사진=게티이미지


Q. 가족들과 살 때는 안 그랬는데,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혼잣말을 시작하게 됐어요. 집에 혼자 누워있다가 "아 청소해야 하는데", 저녁밥을 만들다가도 "우와 밥 두 그릇 먹어야지" 이런 짤막한 혼잣말을 해요. 어떤 사람은 벽하고도 대화를 나눈다던데. 늘어나는 혼잣말, 아무 문제 없나요?




A : 아주 유명한 실험이 있어요. 아무 자극도 없는 하얀 방에 한 사람을 일정 시간 가둬 놓았어요. 그랬더니 긴 시간이 흐르지 않았는데, 아주 멀쩡했던 사람이 환청을 듣고 환시를 봤죠. 아무런 자극이 없자 뇌가 스스로 자극을 만들어 낸 것이죠.

이 실험에서도 알 수 있듯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뇌는 계속 새로운 자극을 찾아요. 혼잣말 하는 사람들도 이 같은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어요. 혼자서 말을 한다는 것은 뇌에서 보내는 신호예요. 아무런 자극이 없으니 자극을 만들라는 것이죠. 뇌에서 보내는 일종의 '경고 사인'이라고 할 수 있어요. 누군가를 만나라. 그리고 대화를 나눠라.



Q. 주말 이틀간 한마디도 안 할 때가 있어요. 평일에 사람들과 지지고 볶으며 살다 보니 메신저도 무음으로 바꿔 놓고 소통을 아주 꺼버려요. 지금은 이렇게 혼자 있는 시간이 좋은데 나중에 이것이 익숙해져서 히키코모리가 돼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 '고독' '우울감' 같은 것을 키우는 건 아닐까요?




A. 진료실에서 이와 비슷한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퇴근 이후나 주말에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해요. 이들은 대인관계에 매우 지쳐버린 것이죠.

가끔은 적극적으로 혼자 있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그게 심각한 외로움이나 우울감을 불러 일으키기 전까지 말이죠.

우리는 역설적으로 혼자 있어봐야 비로소 곁에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느끼기 때문이죠. 홀로 시간을 보내면서 외로움이 느껴지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이 생길 겁니다. 그때 그 사람들과 연락하고 만나고 하면 됩니다. 혼자 지내다 스스로 고립됐다고 느꼈을 때 헤어나오면 되는 것이죠. 그 시간만 놓치지 않으면 됩니다.



Q. 얼마 전 부모님 곁을 떠나 독립했습니다. 혼자 사는 것의 로망 중 하나가 '혼술' 아닐까요? 매일 저녁 맥주 1캔 또는 와인 1잔을 먹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습관이 돼버렸어요. 매일 꼭 혼술을 합니다. 가끔 더 독한 소주나 고량주를 마실 때도 있고요. 알코올의존증으로 가는 전 단계일까요?




A : '술을 혼자 마시면, 과음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이미 많이 나와 있습니다. 외국의 한 연구결과에서도 혼술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함께 술을 마시는 사람보다 알코올 의존증으로 입원치료를 받을 위험이 9배 가량 높다고 말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혼자 술을 먹게 되면 '아 이제 그만 마셔야겠다'는 적당한 때를 알기 힘들기 때문이죠.

알코올 의존이나 중독의 핵심 증상은 내성과 금단입니다. 내성이란 예전보다 취하지 않고 기분이 좋아지지 않아서 술을 더 많이 마시게 되는 현상입니다. 내성이 생길 정도라면 금단 증상도 함께 따라오기 마련이죠. 과음한 다음날 점심시간쯤 △괜히 짜증이 나거나 △몸에 땀이 나거나 △손이 떨린다면 금단증상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술을 혼자 마시면 남용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게티이미지
술을 혼자 마시면 남용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게티이미지
1인 가구의 정신질환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에서도 관심 받는 주제다. 김 전문의는 "1인 가구 정신질환에 대한 연구가 최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요. 우리나라 국민들이나 혹은 혼자만 앓고 있을 그런 고민이 아닌 것이죠"라고 설명했다.

김 전문의는 1인 가구가 쉽게 얻을 수 있는 정신질환으로 △우울증 △불안장애 △알코올 사용장애를 꼽았다. 우울감은 모든 사람들이 매일 느낍니다. 하지만 이것이 하루 종일 지속되는 게 2주 이상 진행된다면 그것은 우울증으로 진행됐다고 본다. 김 전문의는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처럼 일단 병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들은 내 의지대로 치료를 할 수 없다"라며 "타인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뇌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발생한 병은 호르몬을 원래대로 돌려주는 약물 치료를 하면 정상 상태로 더 빨리 돌아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지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왼쪽)와 그가 참여하는 팟캐스트 '뇌부자들' 로고.
김지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왼쪽)와 그가 참여하는 팟캐스트 '뇌부자들' 로고.
인터뷰 내내 김 전문의는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을 강조했다. 김 전문의는 "혼자가 좋다는 사람들도, 내가 원할 때 부를 수 있는 다른 사람이 있다는 믿음을 갖고 살기 때문에 그런 마음도 드는 것입니다. 이것을 정신과에서는 심리적 안전기지라고 말하죠. 내 힘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은 쉽게 무너지지 않죠. 혹시나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다면 정신과 의사를 임시적인 심리적 안전기지로 사용해도 좋습니다"고 전했다.



강선미
강선미 seonmi6@mt.co.kr

디지털뉴스부 강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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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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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Yuri Jeon  | 2018.05.24 13:19

오 뇌부자들 오늘 아침에도 듣고 출근했는데 너무 반갑네요. 이런 기사 많이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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