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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北, 완전한 비핵화 안할 것…핵위협 '감소'로 갈 것"

[the300]"비핵화로 포장한 '핵보유국'이 종착점…베트남·중국식 아닌 개성식 단절모델로 갈 것"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김희량 인턴기자 |입력 : 2018.05.14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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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미북정상회담과 남북관계 전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미북정상회담과 남북관계 전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는 14일 "북한이 진정한 핵 폐기, 완전한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로 가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자신의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태영호 증언' 출판기념회 기자간담회를 갖고 "체제안전 보장을 전제로 나가겠다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CVID는 아니라는 것이 명백하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김정은이 이야기하는 체제안전 보장이란 북한 권력의 실체인 세습 통치구조의 보장이며 김정은의 절대권력 구조의 보장"이라며 "우리가 하려는 CVID는 강제사찰, 무작위 접근을 해야 진정한 북핵 폐기 과정을 갈 수 있는데, 북한 내에서 김정은이 하나님인 상황에서 이는 곧 수령 절대권력 구조를 핵폐기 과정을 통해 허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말하는 '단계적·동시적'(비핵화)이란 것은 핵 폐기 과정에서 자신의 권력체제를 보강하는 과정으로 흐르는 CVID다"라며 "(북미정상회담이) 앞으로 한 달 정도 남았는데 미리 예단하는 건 아니지만, 저는 완전한 CVID가 아니라 SVID(충분한 비핵화) 북한 핵 위협의 대폭 감소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핵 폐기가 아니라 비핵화로 포장된 핵보유국으로의 종착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핵문제의 진정한 해결을 바란다면 '레짐 체인지'와 인권 보장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 지속적인 군사압박과 제재를 통해 끝까지 밀고나가는 것이 최선인데 미국도 한국도 이런 식으로 평화를 깨면서까지 북핵 해결 입장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가장 현실적인 대응책으로 북핵 위협 감축, 감소 방법으로 갈 것으로 예단한다"고 재차 설명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에게 핵이 어떤 의미인지 묻는 질문에 직접 조선중앙TV 영상을 틀어주며 "(북한에게 핵은) 강력한 보검, 확고한 담보, 창과 방패다. 이것이 4월20일 당 간부들을 모으고 설명한 것으로 북한이 이것을 내려놓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언했다.

그는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유년시절 스위스 유학 경험으로 선대와 다르지만,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은 김정일과 달리 핵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짧은 시간에 속도전으로 강행했다. 판단력과 집중력이 좋다"며 "쇼맨십도 좋다. 자유민주주의 시스템과 언론에 거부감이 없고 상당히 현실적인 정책을 편다"고 밝혔다.

이어 "김정일 시대와 달리 아주 은밀하고 절제된 방법으로 나가고 있다. 착각을 일으키는 데 능한 사람"이라며 "한국에서 김정은을 악마같은 존재로 알고 있었는데 딱 하루 4·27 남북정상회담 후 조사한 자료엔 신뢰도가 78%까지 올라갔다.

그러면서 "단 한 번의 쇼로 (김정은과 북한 시스템을) '악마로 본 건 잘못했다'며 아주 결단력있고 달라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이 길로 간다면 '북한이 핵을 가진 게 우리에게 무슨 문제냐'는 생각이 만연하게 되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핵을 가진 북한'과 핵 있는 평화의 방향으로 가게 되는 상황이 오게 될 것이다. 이점을 제일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판문점선언에 '한반도 비핵화'가 명시된 점도 강조했다. 그는 "판문점선언에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남과 북이' 노력한다고 돼있다. 북한이 할 것은 핵무기 폐기고 남한이 할 일은 미국으로부터의 핵무기 반입 중지"라며 "미국으로부터 핵 불사용 담보를 받아내 비핵화로 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이 중국이나 베트남식 경제개방 노선이 아니라 '선(先)관광 후(後)경제특구'식의 방향을 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은 지난 10년 동안 개성공단을 운영하면서 많은 것을 학습했다. 개성공단 당시 외부정보 유입을 차단하고 사람들의 이동을 금지시키는 한편 근로자들을 정치조직화했다"며 "김정은 위원장은 개성식 단절 모델을 확대할 것이고, 투자 문제가 있기 때문에 관광상품 개발로 경계심을 낮춘 뒤 점차 특구에 투자하도록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태 전 공사는 이 책의 집필 과정에서 신변 위협을 느끼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책은 지난해 12월 말 쓰기 시작했다. 북한이 ICBM 완성했다 선언하는 것을 보니 평화공세에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고 2월 말까지 다 끝냈다"며 "책을 쓰며 신변위협을 받진 않았지만 북한이 이 책에 대해 대단히 격노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북한에서 태어나 북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던 시절도 봤고 고난의 행군 시절도 봤다"며 "북한 세습 체계가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로 이어지는 걸 보며 내 자식들, 내 아들과 손자까지 저런 노예와 같은 세습체제에서 살도록 허용할 수 있느냐, 자유를 줄 수 있는 환경이 있는데 그들을 다시 북한에 데려가면 손자들을 어떻게 바라보겠냐, 그런 괴로움이 저를 나오게 했다"고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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