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297.92 819.72 1124.10
보합 4.07 보합 5.99 ▼5.1
-0.18% -0.73% -0.45%
MT 금융페스티벌 메디슈머시대 (7/6~미정)
블록체인 가상화폐

[MT리포트]워라벨 vs 7시간 공짜노동..택배기사 실상은?

[특수고용직 해법찾기 下] 택배기사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입력 : 2018.05.16 12:45
폰트크기
기사공유
편집자주정부가 다음달 보험설계사와 골프장 캐디,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직에게 노동자 지위를 부여하는 가이드라인을 내놓는다. 특수고용직에 대한 보호가 강화되는 것은 반갑지만 계약 상대방(고용주체)의 부담이 늘면서 일자리가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상황이 천차만별로 다양한 특수고용직종별로 어떤 입장인지 취재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26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들에게 '7시간 공짜노동'을 강요하고 있다"며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 News1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26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들에게 '7시간 공짜노동'을 강요하고 있다"며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 News1

"늘 걱정해야 하는 직장생활을 할 때보단 훨씬 낫죠. 더 많이 벌면 좋지만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이 가능한 현재에 만족합니다."(CJ대한통운 택배기사 원성진씨)

"택배기사의 특수고용노동자 지위를 악용한 '7시간 공짜노동'을 중단하라."(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실제로 원씨는 최근 업무 도중 이뤄진 전화 통화에서 "회사도 다녀봤고 개인 사업도 했지만 택배 일은 퇴근 후에도 일이 계속되는 월급쟁이 때와 다르게 노동이 끝나는 순간 모든 것을 끝낼 수 있다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통 오전 8시30분에 출근해서 저녁 6시30분 정도에 일을 마치는데 집에 와서 밥을 먹고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린다"며 "돈을 더 벌기 위해 욕심을 낼 수 있지만 그것보단 내 인생에 투자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루 평균 270~300개 물품을 배송하며 월 600만원 정도를 벌고 있다. 귀가 후 틈틈이 배운 미술 실력으로 서울 삼청동에 있는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여는 등 화가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10년간 택배기사로 근무하며 지난해 1억여원의 수입을 올린 또 다른 택배기사 박재현씨도 "일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의지에 따라 노력한 만큼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정직한 직업"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서울 중구 만리동 지역 배송을 담당하는 CJ대한통운 택배기사 원성진씨는 지난 1년간 업무를 마치고 하루 2시간씩 그림을 그려 개인 미술전까지 개최했다. 원씨가 개인미술전에 전시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CJ대한통운
서울 중구 만리동 지역 배송을 담당하는 CJ대한통운 택배기사 원성진씨는 지난 1년간 업무를 마치고 하루 2시간씩 그림을 그려 개인 미술전까지 개최했다. 원씨가 개인미술전에 전시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CJ대한통운

다른 모습도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으로부터 노조설립필증을 교부받고 최초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하 특수고용직) 노조'가 된 전국택배연대노조는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하루 평균 6~7시간씩 걸리는 '택배 분류작업'에도 임금이 지급되지 않는 점을 규탄하며 시위를 벌였다.

노조는 "특수고용직 지위를 이용한 갑질"이라고 비판하며 "CJ대한통운이 계속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교섭에 나서지 않는다면 전 조합원 공동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 측은 "분류와 배송작업은 별개의 노동이 아니고 택배 비용에 두 작업에 대한 가격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법원의 판결에서 이미 입증됐다"고 반박했다. 노조 인정 여부에 대해서도 통상 택배기사는 개인사업자로 등록돼있으며 계약관계에 있는 대리점에 속해 있어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현재 전국택배연대노조엔 700여명이 가입해 있다. 전체 택배기사가 5만여명선(한국통합물류협회 집계 기준)인 것을 감안하면 아직은 미미한 규모다.

그렇다면 대표 특수고용직인 택배기사들의 실상은 어떨까. 한국노동경제학회가 올해 1월 내놓은 '택배기사의 근무실태 분석과 법적 보호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택배기사들은 대부분 본인이 소유한 차량으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 6일 근무하며 하루 평균 10시간 넘게 일한다.

택배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량 유류비·보험료·세금·할부금 등 각종 비용을 제외한 택배기사들의 월평균 순소득은 360만원대다. 사회보험 관련해선 국민연금(53%)과 건강보험(71.6%)은 지역가입자 가입 비중이 높지만 산재보험은 19.2%만 대리점 소속으로 가입돼 있다.

이번 조사는 업계 1위 업체인 CJ대한통운 택배기사 1162명과 나머지 롯데글로벌로지스·한진택배·로젠택배·대신택배 소속 택배기사 1060명 등 2222명(응답자 2008명)을 대상으로 1·2차 설문조사를 실시해 나온 결과다.

보고서는 "노동3권에 의한 집단적 쟁의를 인정할 경우 기술과 서비스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서비스산업의 발전에 중대한 장애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노조법상 노조설립을 허용하면 사실상 노동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강화해 일자리 창출에도 역행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불합리한 계약조건 등으로부터 보호하고 직무수행 과정에서 안전과 건강을 해치는 위험요소를 제거하거나 예방하는 정책적 보호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석환
최석환 neokism@mt.co.kr

'시(詩)처럼 사는 삶(Deep Life)'을 꿈꿉니다. 그리고 오늘밤도 '알랭 드 보통'이 '불안'에 적어둔 이 글.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덜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를 곱씹으며 잠을 청합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