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기준 바꿔 흑자전환…KAI 김조원 효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모습 ./사진제공=KAI.

한국항공우주 (49,200원 ▲150 +0.31%)산업(KAI)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는데 주된 이유가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것이라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는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에 따라 기간 중 수출한 완제품 납품 실적이 100% 반영됐다고 했다.


KAI는 이날 1분기 매출액이 6412억원, 영업이익이 41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 비해 매출은 9%, 영업이익은 276%나 늘었다. 전분기에 비해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회사 관계자는 "수리온 2차, 태국 등 완제기 납품 정상화와 한국형 전투기(KF-X) 및 소형무장헬기(LAH) 체계개발사업이 본격화돼 실적개선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국제회계기준 변경이 이번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 기준 변경으로 IFRS 15(국제회계기준)가 도입돼 군수 양산 부분 및 완제기 수출부문의 매출액 인식 방법이 변경됐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진행률 기준으로 인식했으나 올 1분기부터 인도 기준으로 매출이 인식된다.

지난해에 진행률로 매출 인식됐던 제품도 인도하는 시점에 매출액의 100%로 다시 인식된다. KAI는 앞서 지난해에 매출로 인식됐던 부분을 바로 잡기 위해 올해 기초이익잉여금 1468억원을 차감했다. 잉여금은 빼는 대신 기간 내 이익은 늘어나는 선택이 이뤄진 셈이다. KAI는 지난 경영진의 회계부실 문제로 곤욕을 치러왔는데 지난해 4분기 새로 사장이 된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개혁을 주도하고 있다. 때문에 김 사장이 취임한 이후 첫 분기 실적을 흑자로 의도한 게 아니냐는 시선도 제기된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완제기수출 부문에서 한국형 전술 훈련기(T-50)은 10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군수사업 부문 매출은 납품이 지연됐던 수리온 헬기가 양산되면서 수리온 2차 양산액이 1200억원으로 집계됐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IFRS 15 적용으로 기존 추정치 대비 태국 T-50 수출액이 730억원, 수리온 양산액이 290억원 증액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체계개발사업 매출은 과거 기준(진행률 인식)대로 인식된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올 1분기 한국형 전투기(KF-X)체계개발 매출은 1210억원, 소형무장헬기(LAH) 체계개발사업 190억원으로 집계됐다.

KAI 관계자는 "이번 분기를 기점으로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됐다"며 "지속적인 투명경영 정착과 적극적인 영업활동으로 예년 같은 성장을 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