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465.57 872.96 1085.40
보합 4.92 보합 3.51 ▲7.8
+0.20% +0.40% +0.72%
2018 U클린 청소년 콘서트
블록체인 가상화폐

'정부 납품' 당당한 몰카 업체, "아무나 살 수 있다"

워마드發 화장실 몰카 논란 등 문제 확산에도 규제 전무…"판매 규제 필요" 목소리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입력 : 2018.05.17 04:48
폰트크기
기사공유
삽화=김현정 디자이너 기자
삽화=김현정 디자이너 기자

'OOO는 오랜 기간 정부나 관공서 등에 납품을 해오고 있습니다. 바로 문의해 주세요!'

16일 취재진이 구글에 '몰카'(몰래카메라·불법촬영장비)를 검색해 가장 상단에 노출된 사이트에 접속해봤다. 홈페이지 하단의 대한민국 정부 로고 모양 배너를 클릭하니 위와 같은 문구가 나왔다.

정부 납품을 내세운 업체의 설명은 '믿고 몰카를 살 수 있는 업체'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대한 위법'으로 규정할 만큼 몰카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지만 여전히 몰카 구매는 손쉬웠다.

최근 극단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에 한양대와 고려대 남자화장실의 몰카 영상이 올라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경기도 한 고등학교 여학생 기숙사를 불법 촬영한 영상물의 캡처 사진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퍼졌다.

불법 촬영 피해가 남녀를 가리지 않는 상황이지만 현행법상 몰카에 사용되는 초소형 카메라 등을 판매하거나 사는 행위에 법적 규제는 전무하다. 오히려 업체들은 정부·공공기관과 계약 사실을 알리며 당당히 영업한다.

초소형(위장형) 카메라를 구입할 수 있는 업체의 인터넷 홈페이지 /사진=각 홈페이지 캡쳐
초소형(위장형) 카메라를 구입할 수 있는 업체의 인터넷 홈페이지 /사진=각 홈페이지 캡쳐

이날 취재진이 추가로 확인한 업체의 홈페이지에서는 '나라장터/나라빌 등록업체'라는 홍보 문구를 찾을 수 있었다. 나라장터는 조달청에서 운영하는 국가종합전자조달 시스템이다.

한해 수십 조원에 달하는 공공조달 시장에 진입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업체의 신뢰도는 일정 부분 보장된다. 도난경보기 등 방범용품과 호신용품을 함께 취급하는 해당 업체는 초소형 카메라라는 이름으로 단추형·시계형·라이터형 등 다양한 몰카를 판매하고 있다.

구매 절차도 간단했다.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할 필요도 없이 이름과 주소, 연락처만 넣으면 된다. 무통장입금을 활용하면 신용카드도 필요 없다. 미성년자가 구매한다고 해도 막을 길은 없어 보였다.

공공조달에 참여하는 업체에서 물품을 구입하는 것은 불법행위에 사용될 수 있는 기기를 산다는 꺼림칙함도 덜 수 있다. 이와 관련 조달청 관계자는 "나라장터 등록은 요건을 갖춘 업체가 일단 들어와서 경쟁할 수 있도록 진입을 위한 숨통만 터준 것"이라며 "조달·납품하는 업체가 스스로 밝히는 것을 어떻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심각해지는 몰카 범죄에 공급을 차단하자는 여론도 확산하고 있다. 청와대 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위장ㆍ몰래카메라 판매금지와 몰카 범죄 처벌을 강화해주세요'라는 청원은 20만명이 넘어 답변대기 상태다.

정치권을 중심으로는 몰카를 판매하거나 소지하는 사람의 신상정보를 등록하는 등의 규제 강화가 논의 중이다. 이 같은 내용의 법안은 지난해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해 현재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지난해부터 판매 규제에 관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판매를 막지 못하는 현행법에서는 몰카 범죄 행위가 무한대로 반복되고 있다"며 "전면 금지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판매·구매 인적사항을 남기도록 하면 상당 부분 범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선미 의원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위장형 카메라를 근절하려면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보호 같은 사후 대책도 중요하지만, 사전 대응도 매우 중요하다"며 "미성년자나 성범죄자가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는 현실이 타당한 것인지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