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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한국GM 사태가 남긴 교훈

MT시평 머니투데이 박종구 초당대 총장 |입력 : 2018.05.17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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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한국GM 사태가 남긴 교훈
정부가 경영 정상화 방안을 확정함에 따라 한국GM은 간신히 회생 기회를 잡았다. 주요 경영 정상화 방안은 다음과 같다. GM 본사가 64억달러, KDB산업은행이 7억5000만달러 등 71억5000만달러를 투입한다. 최근 5년간 GM의 지분매각이 제한되고 그 이후 5년 동안 35% 이상 1대주주를 유지토록 한다. 산은에 GM의 한국시장 철수를 막을 비토권을 부여한다. 경쟁력 있는 신차 2종을 한국GM에 배정한다.

한국GM 사태의 근본 원인은 고비용·저효율 구조 때문이다. 2016년 기준 연간 평균임금은 8600만원 수준으로 퇴직급여를 더하면 평균 9700만원에 이른다. 르노삼성보다 월등히 높다. 차당 생산시간이나 고용유연성 등도 비교열위에 놓여 있다. GM 본사가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한 여파로 군산공장의 생산물량이 급속히 줄어든 것이 직격탄이 되었다.

정상화 방안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GM이 우리나라보다 위험을 더 무릅쓰고 들어오는 걸 먹튀라고 부르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며 수십만 명의 생존이 걸린 문제를 풀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임을 강조한다. 비판적 시각은 크게 2가지다. 우선 산은의 비토권을 지키기 위해 GM에 대폭 양보했다는 주장이다. GM 몫 36억달러 중 신규출자는 8억달러에 불과하다. 비토권 유지를 위해 미국의 주장을 대부분 수용했다는 비판이다. 산은이 부실기업에 차등감자 없이 자금을 지원한 것도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비판한다. 과거 최대 100대1까지 감자한 경우와 비교해 상당히 관대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한국GM의 경영은 호전될 수 있을까. 키는 저효율·고비용구조를 극복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 우리나라 차당 생산시간은 26.8시간으로 GM(21.3시간) 토요타(24.1시간)보다 월등히 길다. 반면 임금은 경쟁사를 압도한다. 한국GM도 크게 다를 바 없다. 과도한 복리후생 비용이 경쟁력을 갉아먹는다. 미국 측이 복지비용을 줄일 것을 요구한 것은 복지비용→원가상승→경쟁력 저하의 악순환 사슬을 끊으려는 의지다.

고용유연화로 신축성 있는 생산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다.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은 원인을 “투쟁 일변도의 노조 행위가 지속되면서 한국에 생산기지를 유지할 이유가 점차 사라지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0년간 국내에서는 공장 신설이 없던 반면 일본은 10년간 3개 공장을 조성한 것과 크게 대조된다. 강성노조 등쌀에 GM, 포드, 토요타가 호주에서 철수한 것은 우리에게 타산지석이다.

배리 엥글 GM 해외담당 사장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여전히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지속적 구조개혁을 주문한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는 비용과 수익에 따라 생산물량을 결정한다. 생산성 향상이나 비용절감 효과가 가시화하지 못하면 기대는 일순간 사라질 수 있다. 미국 위스콘신주 제인스빌 공장 폐쇄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구 6.3만명의 제인스빌은 폴 라이언 하원의장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2008년 폐쇄 결정에 따라 9000명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위스콘신주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GM의 생산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결국 폐쇄됐다. 저비용·고효율 구조로 거듭나지 못하면 한국GM의 미래는 ‘불확실’할 수밖에 없다. “정체는 곧 죽음”이라는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 말처럼 한국GM의 운명은 전적으로 끊임없는 혁신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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