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의 변신은 무죄…어디까지 써봤니

# 20대 초반 대학생 A씨는 유튜브 마니아다. 집에서도, 지하철에서도, 커피숍에서도 A씨의 손에는 항상 유튜브가 켜져 있다. 심지어 궁금한 내용도 유튜브로 검색해 관련 동영상을 보고 지식을 습득한다. A씨는 친구들과의 연락도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로 한다. 음성 통화는 부모님과 통화할 때만, 문자메시지는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


A씨의 이동통신 요금제 선택기준은 당연히 데이터 제공량이다. 하지만 이동통신사의 요금제 가운데 A씨에게 딱 맞는 요금을 찾기가 그다지 쉽지 않다. 데이터가 충분하면 필요 없는 음성·문자 기본제공 서비스가 포함된 높은 가격이 부담스럽고, 저렴한 요금제는 데이터가 턱없이 부족하다.

그 때 A씨의 눈에 들어온 게 알뜰폰(MVNO)이다.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찾기 위해 알뜰폰 요금을 검색해보니 신세계다. 월 2만원 정도에 10GB(기가바이트)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유심(USIM) 요금제, 특정 직업군 대상 요금제, 음성·문자·데이터를 내 마음대로 조합해 쓸 수 있는 요금제까지 다양하다.

◇LTE 가입자 당 월 데이터 사용량 7G…"저렴한 알뜰폰 어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개한 올해 3월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LTE(롱텀에볼루션) 가입자 당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처음으로 7GB를 넘어섰다. 스마트폰을 통한 동영상 시청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덩달아 데이터 요금제를 찾는 고객들도 늘고 있다.

이통사들이 제공하는 일반적인 LTE 요금은 데이터 제공량에 비례해 가격이 높아진다. 그나마 LG유플러스 (9,690원 ▲10 +0.10%)가 월 8만원대에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는 요금제를 출시했지만 상대적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10대 청소년과 20대 대학생들에겐 부담스러운 가격대다. 음성과 문자메시지 역시 무제한이라지만 원치 않는 혜택일 뿐이다. 오히려 소비자 선택권 제한에 가깝다.


알뜰폰 요금제에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다. 이통사 대비 약 30~40% 저렴한 가격에 유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한마디로 '가성비 갑(甲)' 상품이다.

최근 알뜰폰 업계는 데이터 제공량을 대폭 늘리고, 음성과 문자 제공량은 확 줄인 월 2만원 안팎의 LTE유심요금제를 밀고 있다. 특히 삼성 갤럭시S9, LG G7 씽큐 자급버전 등 자급제 단말기 확대도 기존 이동통신 상품 이용자들이 알뜰폰으로 눈길을 돌리는 이유 중 하나다. 이통사에 비해 부족한 멤버십 혜택과 서비스센터 등 에서 큰 불만이 없다면 보다 얼마든지 알뜰한 모바일 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

◇월10GB, 알뜰폰은 최저 1만7600원…이보다 저렴할 순 없다= KT (33,300원 ▼350 -1.04%) 알뜰폰 자회사 KT엠모바일이 최근 프로모션 차원에서 내놓은 '실용 유심'요금제는 업계 최저 '막강 스펙' 요금제라 할 수 있다. 월1만7600원에 음성100분, 문자100건, 데이터10GB를 각각 사용할 수 있다. 프로모션 기간은 이달 말까지다. 이후에는 당초 요금인 월2만7500원을 받게 된다.

CJ헬로 (3,265원 ▼5 -0.15%)도 월 2만9700원(부가세 포함)인 유심요금제 '보편 USIM 10GB' 요금을 월 2만2000원에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상반기 내내 진행 중이다. 음성 100분, 문자 100건, 데이터 10GB가 제공된다. 소비자 반응이 좋아 프로모션 기간이 더 연장될 수 있다. 온라인 쇼핑사이트 지마켓과 함께하는 중고 프리미엄 스마트폰 할인 판매 프로모션도 이용할 수 있다. 갤럭시S8과 아이폰7 등이 최대 90% 할인된 가격에 제공된다.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가 판매 중인 유심 요금제도 주목할 하다. GS리테일 (19,030원 ▼40 -0.21%)과 손잡고 GS25 편의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6GB 데이터가 월1만7500원, 10GB 데이터 월2만2000원, 15GB 데이터 월2만7500원 등 요금도 비교적 저렴하다. 24개월 약정 후 데이터만 제공하는 '유심데이터만' 요금제도 있다. 가격은 10GB가 월1만3200원. 20GB가 월1만8700원이다.

◇틈새 시장 노리는 中企 알뜰폰…DIY요금·기사전용 요금으로 주목= LTE 알뜰폰 데이터 요금제가 이처럼 각광을 받는 추세지만 모든 알뜰폰 회사가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이런 경쟁에 끼어들 엄두를 못낸다. 하지만 특정 직업군을 겨냥한 요금제 등 기존 알뜰폰과 다른 차별성으로 승부를 거는 상품으로 새로운 승부수를 띄운 곳들도 있다.

/사진제공=에넥스텔레콤

에넥스텔레콤은 지난 3월 음성과 문자, 데이터를 자유자재로 조합할 수 있는 최초 DIY(Do It Yourself) 요금제를 출시하며 주목을 받았다. 음성은 △100분 △200분 △300분 △400분, 문자는 △100건 △200건 △500건 △700건 △1000건, 데이터는 △250MB(메가바이트) △500MB △1GB △2GB △3.5GB △7GB 중에서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가령 데이터 사용이 중요한 고객이라면 음성100분·문자 100건·데이터 7GB, 통화가 중요한 고객은 음성400분·문자100건·데이터250MB 등으로 조합할 수 있다.

아이즈비전은 이른 새벽과 늦은 저녁에 일을 하는 택시·대리·택배 기사들을 위한 요금제인 '050 LTE 안심 요금제'를 내놨다.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심야시간대에 낮 시간 대비 9배 많은 데이터량을 기본 제공한다. SK텔레콤의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도 무료로 쓸 수 있다.

현역장병을 위한 알뜰폰 서비스도 있다. 이지모바일이 제공하는 군장병 스마트폰 대여 서비스 '이지톡'이 대표적이다. 이지톡은 기존 부대 PX 내부에서만 사용했지만 앞으로 생활관의 사이버 지식방 또는 휴게실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영역이 확대된다. 현재 육군 1군단과 시범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세종텔레콤 (619원 0.00%)은 데이터를 차단하고 저렴한 가격에 단말을 쓸 수 있는 수험생용 1년 약정 상품도 서비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