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중심에 수소충전소…현재 아닌 미래 준비

일본 도쿄에 위치한 이와타니 수소스테이션 시바코엔역지점의 모습

지난달 23일 찾은 도쿄 이와타니 수소스테이션 시바코엔역지점은 도쿄의 중심에 있다. 도쿄의 랜드마크인 도쿄타워와 바로 인접한 지역으로 반경 3km 내에 긴자, 국회의사당 및 정부 청사가 있다. 2015년 3월부터 운영 중이다.

판매 중인 수소의 가격은 1kg의 1100엔으로 한화로 1만1000원 정도다. 전국 이와타니가 운영하는 수소충전소는 모두 가격이 같다. 수소전기차 ‘미라이’를 충전하는데 보통 5만원이 드는 셈이다. 충전은 3분이면 끝나는데, 보통 하루에 15~20대의 수소전기차가 이곳 충전소를 이용한다.


◇日 도쿄에만 충전소 12곳...미래에 대한 투자= 일본에는 도쿄, 오사카, 요코하마, 나고야 등 4대 도시와 이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101곳의 수소충전소가 설치돼 있다. 도쿄에만 12곳의 수소충전소가 있다.

시바코엔역지점은 본래 토요타 차량 판매점이 있던 곳이다. 도쿄의 알짜지역이지만 과감히 수소충전소로 바꿨다. 그리고 수소충전소 옆에 수소전기차 ‘미라이’를 알리는 전용 쇼룸을 만들었다. 미래에 대한 투자다.

토요타와 같은 수소전기차 제조사 외에도 이와타니와 같은 에너지회사도 수소사회 실현을 착실히 준비 중이다. 테라오카 신고 이와타니 수소가스부 수석매니저는 "현재 수소충전소는 운영할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와타니는 수소충전소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일본 전국 23곳인 수소충전소를 2020년까지 30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와타니는 2030년쯤이 돼야 수소충전소에서 수익이 날 것으로 전망한다.

이와타니가 수소충전소 확대에 힘을 쏟는 이유는 이와타니가 현재 일본에서 유통되는 수소의 70%를 공급해서다. 이와타니는 1941년부터 수소사업을 시작했는데, 특히 액화수소에 강점이 있다. 또 일본 정부가 수소사회를 강력 추진하는 것은 기업들의 리스크를 덜어주는 부분이다.

테라오카 수석매니저는 "향후 발전 등에서 수소 연료는 더 중요하게 사용될 것"이라며 "당장의 눈앞의 이익이 아닌 미래를 보고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오카 신고 이와타니 수소가스부 수석매니저가 수소충전소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남이 기자

◇인식·규제의 어려움 국내와 비슷…日 정부 규제 완화 추진= 일본에서 수소충전소를 운영하는데 겪는 어려움은 국내와 비슷하다. 수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비용, 규제 등이다.

이와타니는 수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없애기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수소포럼을 열고 있다. 지난 12년간 도쿄와 오사카에서 총 24회 이상 포럼을 열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진행 중이다.

설립 및 운영에 필요한 비용과 규제는 현실적인 문제다. 특히 도쿄와 같은 도심에서는 부지확보가 어렵다고 전했다. 충전소설치에는 보통 5억엔(50억원, 절반은 지자체에서 지원)의 비용과 800~1000㎡(240~302평)의 부지가 필요하다.

테라오카 수석 매니저는 “도로와의 이격거리, 격벽 설치 규제 등으로 확보해야 되는 부지가 넓어 비용이 더 들어간다”며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수소충전소 확대를 위해 규제 완화를 다각도로 진행 중이다. 총 37개의 세부항목을 정해서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수소충전소의 무인운영이다. 무인화할 경우 수소스테이션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 또 도로와 수소공급기(디스펜서) 사이의 이격거리를 8m에서 5m로 단축해 충전소 설립이 더 쉽도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