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표심잡자" 현대모비스 임직원 전방위 '구애작전'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주주분들의 공감대를 얻기 위해, 발로 뛰며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오는 29일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추진 여부를 가를 현대모비스 (234,500원 ▼500 -0.21%)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임직원들이 소액주주 구애 작전에 나서고 있다.

18일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의결권 권유 효력이 발생하면서, 적법한 수준에서 모든 가능한 수단들을 동원해 주주 대상 의결권 위임을 권유 중이다. 같은 날 임시주총이 열리는 현대글로비스 (171,200원 ▲300 +0.18%)도 마찬가지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이메일이나 우편·전화 등의 다양한 통신 수단을 통해 소액주주들에게 합병 배경의 당위성을 전방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며 "물론 '여의도'(기관투자자)에도 자주 들러 수시로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는 현대모비스 회사 내 주식을 보유한 직원들을 대상으로도 위임장을 받고 있다. 한 주(株), 한 주가 간절한 상황이다.

현대모비스 최대주주는 현대차그룹으로 총 30.17% 지분이 있다. 외부 주주 가운데는 국민연금의 지분이 9.82%로 가장 크고, 외국인 지분율이 48.57%이며 소액주주와 나머지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11.44%다.

이런 소액 주주 구애 작전이 2015년 7월 삼성물산 (138,200원 ▼2,100 -1.50%)과 제일모직 (138,200원 ▼2,100 -1.50%)의 합병 과정 당시 분위기를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들도 많다.

당시 삼성물산 직원들이 폭염 속에서 삼삼오오 팀을 짜, 수박 등을 들고 전국 소액주주들을 방문해 삼고초려 끝에 찬성 위임장을 받은 사례가 주요 외신에 실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결국 박빙의 주총 표대결에서 승리는 삼성물산에 돌아갔다.

이번에도 또다시 엘리엇이 재계 2위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어깃장을 놓으며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로 꼽히는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글래스루이스까지 잇따라 반대 의견을 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3년전 '삼성물산 주총 데자뷔'를 일으킨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결국 캐스팅보트는 현대모비스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액주주와 국내 기관투자자뿐 아니라 다수의 외국인 투자자들 표심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때문에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과 이원희 현대차 사장도 주주들에게 입장문을 내고 연일 '지지 호소 릴레이'를 이어갔다. 이 사장은 "'진정성과 절박성'을 널리 헤아려 달라"고 당부했다. 국내파 트러스톤자산운용을 시작으로 찬성입장도 나오고 있지만, 아직 긴장의 끈을 놓긴 어렵다.

그룹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도 이날 북미·유럽에서 해외 주요 기관 투자가 1대 1 면담(소그룹) 기업설명회(IR)를 갖는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현재 '글로벌 금융 중심지' 미국 뉴욕에 체류하며 지지 권유 작업을 현장 진두지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