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오늘 투자위원회 열어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안 결정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기관인 한국지배구조연구원이 현대모비스 (243,500원 ▲5,000 +2.10%) 분할합병안에 반대 의견을 권고하면서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연금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투자위원회'를 열어 권고안을 토대로 찬반을 결정하거나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로 공을 넘길지 정할 계획이다.


만약 기업지배구조원의 권고안을 받아들여 오는 29일 열리는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에 반대하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18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이날 오후에 기금운용본부 실장들로 구성된 '투자위원회'를 열어 현대모비스의 합병분할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찬성 또는 반대, 중립 등 의견을 정할 수 있다.

찬반을 정하기 어려울 때는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 안건을 넘겨 결정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독립성 확보를 위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는 정부와 사용자·근로자단체, 지역가입자, 연구기관이 각각 추천하는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현재 1명이 공석이다.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구조 해소를 위해 현대모비스의 모듈 및 AS(애프터서비스) 부품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한 뒤 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추진 중이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기관인 한국지배구조연구원은 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기업지배구조연구원은 "현대모비스가 제시한 분할의 목적은 타당성이 인정되지만 해외 사업 부문을 제외한 분할방법은 목적에 부합되지 않는다"며 "신설모비스의 입장에서 현대글로비스와의 합병에 따른 시너지가 명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이번 분할합병이 주주가치 또는 회사가치를 제고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고 기업진단 차원의 지배구조 개편 계획은 지분 교환과 양수도의 결과로도 가능해 분할합병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고 결론냈다.

주주총회에서 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안이 통과되려면 의결권이 있는 지분의 3분의 1 이상이 참석하고 3분의 2 이상이 안건에 찬성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의 우호지분은 총 30.17%인 반면 엘리엇을 포함한 외국인 주주의 지분율은 48.57%(4월12일기준)다. 소액주주와 나머지 국내 기관 투자자들이 11.44% 가량이다.

현대모비스 지분 9.82%를 보유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합병안에 반대하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처럼 기업지배구조원의 권고를 따르지 않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해소로 기업가치 제고라는 중장기적인 측면 등을 고려해 합병에 찬성표를 던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 의결권 자문기관과 반대로 의결권을 행사해 홍역을 치른 적이 있어 막판까지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