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원유펀드' 투자자들 함박 웃음

최근 미국의 이란 핵 합의 탈퇴 이후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원유 선물에 투자하는 펀드(ETF 포함)들도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5개 원유 펀드(대표펀드 기준)의 최근 1개월간 수익률은 평균 9.08%다. 개별 펀드로는 ETF(상장지수펀드)인 'KBSTAR 미국 원유 생산 기업 ETF'의 수익률이 최근 1개월간 12.23%로 가장 좋았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13.01%, 최근 1년간 수익률은 19.07% 수준이다.

'삼성KODEX WTI원유선물 ETF'는 중장기 수익률에서 높은 성과를 거뒀다. 해당 펀드의 최근 1달 수익률은 8.21%였지만, 연초 이후 수익률은 20.92%, 최근 1년 수익률은 41.94%에 달했다.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ETF'도 최근 한달 수익률은 8.19%로 비슷했지만 연초 이후와 최근 1년 수익률은 각각 20.53%, 28.3%로 좋았다.

일반 펀드 중에선 '삼성WTI원유1'이 한달 간 8.52%를 보였고, 연초 이후 및 최근 1년간 수익률은 각각 20.96%, 42.57% 성적을 기록했다. 'KTB WTI원유'는 최근 한달 간 8.28%를, 연초 이후 19.13%, 1년 35.53% 수준으로 좋은 성과를 보였다.

유가는 지난해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생산 제한에 들어가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올 들어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협정 탈퇴 결정에 글로벌 원유 공급 부족 발생 우려가 커지면서 유가 추가 상승에 불을 지폈다.


미국이 이란과 거래를 지속하는 기업들에 2차 제재 부과할 수도 있다는 점을 밝히면서 유럽 기업들도 대비를 시작하고 나섰다. 프랑스 석유 기업 토탈은 미국의 이란 경제 제재가 유예되지 않으면 올 11월 전 10억달러 규모의 이란 석유 프로젝트 투자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선박 보험 컨설팅 회사인 런던 P&I 클럽은 회원들에게 이란 관련 거래에 나서기 전 미국 재무부로부터 지침을 받으라는 의견을 보내기도 했다. 이처럼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WTI(서부텍사스유) 선물 가격은 지난해 6월부터 이달까지 약 1년 동안 70% 가까이 상승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가의 경우 지금처럼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변동폭이 큰 만큼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투자로 더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한윤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이 세컨더리 보이콧(이란과 무역·금융 거래를 하는 제3국의 개인과 기관을 제재)을 시행하더라도 이란의 생산 감소분은 하루평균 20만~30만배럴에 그칠 전망"이라며 "실제 원유 공급 차질이 미미해 유가가 70달러대를 유지하지는 않겠지만 미국의 대이란 제재 발언이 나올 때마다 투기 자금이 유입돼 WTI 가격이 일시적으로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된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