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미국산 수수 반덤핑 조사 중지…미·중 유화모드 지속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중국 대표단이 미국을 방문해 양국간 무역 갈등 해소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산 수수에 대한 반덤핑 반보조금 조사를 중지하기로 했다.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에 대한 제재 완화를 검토하는 등 양측의 유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협상 전망을 밝게 만들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18일(이하 현지시간) 반덤핑, 반보조금 예비 판정을 내렸던 미국산 수수에 대한 조사를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상무부는 "조사 기관이 수요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미국산 수수의 반덤핑 반보조금 조치가 소비자 생활에 끼치는 영향이 크고 공공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돼지고기 가격이 계속하락하면서 축산업자들이 어려움이 직면한 상황에서 미국산 수수에 반덤핑 반보조금 조치를 하는 것은 공공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산 수수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중지함에 따라 이미 낸 덤핑 마진에 따른 보증금도 돌려주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16일 미국은 제재 중인 북한, 이란과 거래를 했다는 이유로 ZTE에 앞으로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고, 중국도 그 다음날 미국산 수수에 대한 반덤핑 예비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돌연 ZTE에 대한 제재 완화를 검토한다고 밝혔고, 이어 미국과 중국이 ZTE 제재와 농산물 보복 관세를 서로 푸는 방식으로 딜을 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구체적인 유화 조치를 취함에 따라 양측의 무역 협상이 낙관적인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류허 중국 중앙위 정치국 위원 겸 국무원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은 지난 15일부터 미국을 방문해 무역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언론들은 17일 중국이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해 연간 2000억달러(약 216조원) 이상의 보상 패키지를 제안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 상무부 부부장을 지낸 웨이젠궈 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은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중국이 석유, 가스, 석탄과 같은 미국 상품에 대한 수입을 늘리고, 미국은 청단 기술에 대한 수출 제한을 해제하는데 양측이 합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대표단은 협상을 마치고 19일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