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없는 '소상공인페이' 통할까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대기업본사·카드사·상가임대인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노동자, 중소상인,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지난 4월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카드사의 부당한 가맹점 수수료율 차별 책정에 대한 금감원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사진=뉴스1

빠르면 올 하반기 결제수수료가 0%대인 '앱투앱 방식'의 소상공인 전용 결제시스템이 출시될 예정이지만 카드업계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신용카드 인프라가 잘 구축된 국내 특성상 기존 결제방식보다 편의성 및 혜택이 부족해 고객들의 활용도가 낮을 수밖에 없어서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0일 연내 도입해 시범운영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소상공인페이'(가칭)는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돈이 바로 지급되는 앱투앱 결제 방식이다. 모바일 앱 등을 통해 카드사, 밴사 등 중간단계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결제수수료가 저렴하다. 연 매출과 상관없이 수수료가 0%대로 낮아져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카드업계에서는 이 같은 앱투앱 방식이 국내 여건상 실효성이 없다는 반응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신용카드만큼 마일리지나 할인, 신용공여 등 혜택을 줄 수 없다면 고객들이 선택할 이유가 없다"며 "앱투앱으로 서비스를 구축해도 활용이 안 되면 차라리 현금으로 받는게 낫다는 논리로 흐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지급수단 이용행태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신용카드 보유율은 80.2%, 체크카드 보유율은 66.0%로 전 세계적으로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최근 들어 모바일 지급 결제 거래액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중국과는 다르게 신용카드사의 앱 카드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앱 카드는 신용카드 정보를 단순히 모바일에 저장한 것으로 알리페이나 위채페이와 같은 앱투앱 방식의 모바일 결제와는 다른 방식이다. 특히 소비자 또한 신용카드 인프라가 잘 구축된 우리나라에서 굳이 자신에게 익숙한 결제 방식을 바꿀 유인이 높지 않다.

국내 카드사 한 관계자는 "중국은 낮은 신용카드 이용률 때문에 국가적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면서 "결제서비스 자체로는 수익이 나올 수 없는 만큼 결국 이를 유지하는데 적지 않은 정부 예산이 쓰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