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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발의하면 뭐하겠노, 먼지나 쌓겠지"

[the300]

기자수첩 머니투데이 이재원 기자 |입력 : 2018.05.21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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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안정보시스템이라는 웹사이트가 있다. 국회에 발의된 각종 법안을 검색하고 논의 과정을 살필 수 있다. 법안이 발의된 순간부터 본회의를 통과하는 순간까지 실시간으로 확인된다. 대한민국 입법기관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국회는 두 달째 개점휴업 중이다. 가끔 열리는 국회 본회의장에 남는건 '연기'와 '무산' 뿐이다. 4월 임시국회 시작부터 삐걱대던 것이 두 달 넘게 이어진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방송법으로 시작한 여야 갈등은 끝을 모른다. '일 않는 국회'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지난 두 달 국회에는 732건의 법안이 발의됐다. 발의만 했다고 법이 기능하는게 아니다. 소관 상임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같은 기간 처리된 법안은 15건이다. 그중 이러저러한 이유로 폐기된 법안이 12건, 철회가 3건이다. 결국 국회를 통과해 제 기능을 하게 된 법이 단 한 건도 없다.

국민들이 간절히 원하는 법안도 결국 먼지만 쌓인다. 의원들이 자랑하는 '민심을 반영한 법안'도 마찬가지다. 민생, 안전, 현안. 화려한 제목을 붙여보지만 국회에서 먼지만 쌓여간다. 20대 국회에만 그렇게 누적된 법안이 9788개다. '일 한다는 국회'의 민낯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제천 스포츠센터와 밀양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한 직후 국회는 온갖 법안을 발의했다. 필로티 구조를 보완하기 위한 '건축법 개정안'과 스프링클러 미비를 해결하기 위한 '소방시설법 개정안'(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 대표적이다.

당시 국회에서 쏟아진 관련 법안만 수십 건. 두 달이 넘게 지난 지금 상임위 테이블에도 오르지 못한 법안이 더 많다. 국회가 정쟁에 빠진 사이 환자들은 여전히 스프링클러 없는 병실에서 진료받고 있다. 오늘도 허술한 방식으로 수많은 건물들이 지어지고 있다.

최근 대진침대 일부 제품에서 기준치의 최대 9배가 넘는 방사선 물질 '라돈'(Rn)이 검출됐다. 또다시 국회가 움직인다. 제2의 가습기살균제 사건으로 명명하며 법안을 발의했다. 피해자들을 모아 간담회도 갖는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의안정보시스템을 뒤적이며 또다시 이런 생각을 한다.

"발의하면 뭐하겠노, 먼지나 쌓겠지"

[기자수첩] "발의하면 뭐하겠노, 먼지나 쌓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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