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왕자·마클 '로열웨딩'… 영국 왕실 수입은 어디서?

19일(현지시간) 해리왕자의 결혼식에 참석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필립공 등 영국 왕실 가족들이 국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AFPBBNews=뉴스1

영국 해리(33) 왕자와 혼혈의 할리우드 여배우 메건 마클(36)이 19일(현지시간) 런던 인근 윈저 성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영국 왕실의 결혼식은 '세기의 웨딩'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매번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곤 한다.


이처럼 화려하고 성대한 결혼식을 여는 영국 왕실의 수입은 어디서 나올까. 최근 미국 경제매체 CNN머니는 해리 왕자의 결혼식을 앞두고 영국 왕실 자산과 수입원에 대해 분석했다.

왕실 구성원 중 가장 많은 부를 보유한 사람은 단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 순자산이 3억6000만파운드(약 5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보도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여왕보다 더 많은 재산을 가진 영국인은 320명 정도이다.

엘리자베스 여왕과 왕실의 주된 수입원은 왕실 교부금과 랭커스터 공국의 수익이다.

왕실 교부금은 정부가 매년 여왕에게 제공하는 보조금으로 왕가의 해외순방·왕궁보수·직원고용 등에 쓰인다. 올해 정부가 편성한 왕실교부금은 8220만 파운드(약 1200억원)다. 영국 정부는 왕실 재단인 '크라운 에스테이트'의 수입을 관리하고, 수익의 15~25%를 교부금 형태로 왕실에 지급한다.

크라운 에스테이트는 런던 시내 중심지인 세인트 제임스 지구 등에 부동산을, 윈저 궁 주변의 윈저 그레이트 공원, 농장과 숲 등을 갖고 있다.

랭커스터 공국(왕 소유 부동산)에서 나오는 부동산 수익도 여왕의 주요 수입원이다. 지난해 랭커스터 공국은 1920만 파운드(약 28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여왕은 이 돈으로 다른 왕족 구성원에서 발생한 비용을 충당하거나 사적 소비에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여왕은 부친인 조지 6세로부터 물려받은 스코틀랜드의 발모랄 성과 왕실의 관저로 사용되고 있는 샌드링엄 사유지 등 개인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두 곳의 가치는 각각 1억4000만 달러(약 1500억원), 6500만 달러(약 700억원)이다. 조부에게서 물려받은 희귀 우표 컬렉션, 보석, 가구, 과수원 등도 있다.

여왕의 남편인 그리스 왕족 출신 필립공(에든버러 공작 ·필립 마운트배튼)이 보유한 자산은 3000만 달러(약 324억원)인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공식 임무를 수행하는 대가로 왕실교부금으로부터 35만9000파운드(약 5억2334만원)를 받다 지난해 건강상의 이유로 공식업무 은퇴를 선언했다.

19일(현지시간) 세인트 조지 성당에서 열린 해리왕자와 마클의 결혼식. /AFPBBNews=뉴스1

찰스 왕세자와 그의 아내 카밀라의 순자산은 1억 달러(약 1080억원)다. 90%의 소득이 '콘월 공국'(왕위 후계자 소유 부동산)에서 비롯되며 이를 통해 연 2170만 파운드(약 316억원)의 수익을 얻고 있다. 또 지난해 왕실교부금에서 130만 파운드(약 19억원)를 받았고, 여러 영국 정부 부처에서 46만1000파운드(약 6억7000만원)를 받았다. 이 교부금은 부부의 해외순방 및 공식 일정 비용을 지불하는 데 쓰이고 찰스 왕세자의 가족을 보호하는 군인들의 급여로도 쓰인다.

이번에 결혼한 해리 왕자와 마클 역시 앞으로 왕실 교부금을 받게 된다.


또 해리 왕자와 그의 형 윌리엄 왕자는 각각 모친인 다이애나비로부터 상속 받은 신탁과 영지 1311만 파운드(약 191억원)도 있다. 이 유산은 다이애나비가 1997년 작고하며 남긴 것이다.

상속 재산이 있긴 하지만 두 왕자는 스스로 돈을 벌고 있다. 해리 왕자는 육군항공부대에서 장교로 근무하며 연 4만5000 달러(약 4900만원)를 벌고 있다. 윌리엄 왕자는 헬리콥터 구조 조종사로 일하며 연봉 6만2000달러(약 6700만원)를 버는데 전액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나머지 왕족들의 재산 규모나 돈을 버는 방법에 대해 공개된 정보는 제한적인데, 여왕의 아들인 앤드루 윈저(요크 공작 앤드루)와 에드워드 앤서니 리처드 루이스(웨식스 백작 에드워드)는 왕가의 공식 업무 등을 수행하는 것으로 수입을 얻는다.

여기에 여왕이 왕실교부금과 랭커스터 공국에서 얻는 수익 일부를 나눠주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버킹엄 궁전. /사진=블룸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