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잃은 LG 첫 출근길…조기(弔旗) 없이 '차분함' 유지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구본무 LG 회장 별세 하루 만인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본관 앞에는 회사기가 평소와 다름 없는 형태로 게양돼 있다/사진=김성은 기자

구본무 LG 회장의 타계 하루 만인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출근길은 평소보다 더 차분하고 고요한 분위기였다.

전일 LG는 구 회장이 오전 9시52분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장례는 평소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르길 원했던 고인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루기로 결정됐다. 3일장이 확정돼 발인은 22일에 행해질 예정이다.

LG그룹은 전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빈소 외에 지주사는 물론 LG전자나 LG화학을 비롯한 계열사에도 별도의 분향소를 마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내 분향소가 별도로 마련되지 않은 영향인지 21일 출근길에서 평소와 다른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회사 내 어디에서도 구 회장이 별세했다는 사실을 감지할 수 없었다.

이날 트윈타워 본관 앞에 걸린 LG 그룹 깃발도 조기(弔旗: 조의를 표하기 위해 깃봉에서 기의 한폭 만큼 내려다는 깃발의 형태)가 아닌 평상시와 다름없는 형태로 높이 게양돼 있었다.

본관 곳곳에 설치된 LG OLED 모니터에도 평상시와 같은 영상만 반복 재생될 뿐 구 회장의 별세 소식을 알리는 문구 등은 게재되지 않았다.

로비를 오가는 직원들 가운데서는 이따금 어두운 계열의 옷을 입은 이들도 눈에 띄었지만 평상시 휴일을 앞둔 근무일처럼, 편안한 옷차림의 직원들도 상당수 있었다.

한 회사 관계자는 "22일이 석가탄신일 공휴일이어서 21일은 월요일이지만 징검다리 휴일격으로 미리 연차 휴가를 낸 직원들이 많이 있다"며 "출근한 직원들이 많지 않아서 회사가 더 한산해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사내 분향소는 설치되지 않았지만 인터넷 사내게시판 등 온라인상에서는 구 회장의 별세를 애도하는 직원들의 조문글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서는 직원들을 위해 본사에 조문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달라는 요청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에 대해 LG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사내 분향소를 설치하지 않는다는 기존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