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미분양+정비사업 위축' 한토신·한자신 1분기 수주 급감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지방 미분양 적체와 정비사업 지연 등으로 올 1분기 토지신탁사 수주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주택시장 위축으로 이제 막 사업 확대에 나선 신탁사들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24일 신탁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신탁사 신규 수주액은 2400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50억원에 비해 5.9% 감소했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 1·2위인 한국토지신탁(수주액 367억원)과 한국자산신탁(409억원)의 수주 규모는 전년 대비 각각 23.4%와 45.2% 급감했다.

지난해 신규 수주액은 주택시장 위축에 따른 아파트 분양 물량 감소에도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 들어 수주 감소세가 뚜렷하다. 지방시장 미분양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신탁사들이 자체 수주 심의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신탁사들이 사업 확대를 위해 주력한 재건축·재개발 정비시장이 침체 되기 시작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도시정비 신탁사업은 2016년 3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신탁사가 정비사업의 단독 시행자를 맡을 수 있게 되면서 시장 확대를 기대했지만 정부의 사업 속도 조절, 집값 하락 등으로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자신 등 신탁사들은 지난해 여의도와 강남 등 재건축 단지 정비사업을 잇따라 수주하며 시장 확대 기대감을 높였으나,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로 재건축 시장이 가라 앉으면서 추가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주요 신탁사들은 올해 수주 목표를 전년 수준(1조1215억원)을 유지하는 것으로 잡고 있다. 한토신은 책임준공형 신탁사업 시장 진입, 한자신은 도시정비사업 확대에 초점을 두고 분양시장 위축에 대비하고 있다. 책임준공형 신탁사업 시장은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이 주도하는 분야다.

신탁사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이 본격화하면 신탁사의 시장이 크게 넓어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작년 수준의 신규수주액을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