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미는 데 남녀 없다…'젠더리스' 아이템 판매 쑥쑥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젠더리스'를 콘셉트로 내세운 상품들/사진제공=삼성물산 패션부문,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뷰티업계에 '젠더리스'(Genderless)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성별 구분 없는 상품이 '매출 효자'로 떠올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 '준지'가 선보인 원피스형 셔츠는 3차 리오더(재주문)에 들어가는 등 인기 상품으로 부상했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기장의 셔츠여서 원피스로 활용 가능한 아이템이다.

남성복 브랜드 준지는 내년 여성라인 론칭을 앞두고 이번 봄여름(S/S) 시즌 원피스형 셔츠를 앞세워 젠더리스 스타일을 강화한 바 있다. 그 결과 올해 1~4월 전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늘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 내놓은 온라인 전용 상품 중에선 젠더리스를 콘셉트로 한 바지가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바이시리즈'의 '247팬츠'와 '스파소'의 '아편팬츠'는 코오롱몰에서 각각 3500장, 1000장 팔렸다.

24시간 7일 내내 입어도 편하다는 뜻을 담은 '247팬츠'는 지난해 10월 첫선을 보인 이후 현재 8차 리오더까지 진행됐다. 회사 관계자는 "바지는 착용감과 핏에 민감한 아이템인데도 온라인 전용 상품 중 가장 잘 팔려 내부적으로 화제가 됐다"고 말했다.

젠더리스 트렌드는 향수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프랑스 향수 브랜드 '딥디크'는 최초로 젠더리스 콘셉트를 표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롬브로 단 로', '도손' 등 중성적인 향이 대표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스웨덴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에서 판매 1위 자리를 꾸준히 지키는 제품 역시 중성적인 향이 나는 '블랑쉬'다. 두 브랜드를 전개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향수는 계절을 타지만 중성적인 향의 경우 계절, 성별에 상관 없이 수요가 꾸준한 편"이라고 말했다.

성별의 구분이 애초에 없는 바디(보디)미스트를 향수 대용으로 찾는 고객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 때문에 H&B(헬스앤드뷰티)스토어 랄라블라는 지난해 10~15개였던 바디미스트 종류를 올해 30여개로 2배 이상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