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활성화 톡톡…키움證·이베스트證 ROE 20%대 고공행진

증권회사가 올 1분기 사상 최대실적을 거두면서 ROE(자기자본이익률) 역시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고 몸집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키움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거래 활성화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20%대를 웃도는 ROE를 거뒀다.

여기에 대형 증권사도 탄탄한 자본금을 토대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있어 자본시장에서의 경쟁도 한층 가열되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기자본 3000억원 이상 증권사 중 키움증권이 ROE 20.6%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다. 키움증권은 자기자본에 비해 높은 이익을 거둬 업계 최고 수준의 ROE를 기록하고 있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평균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자기자본을 활용해 얼마나 벌어들였는가를 보여주는 대표적 수익성 지표다.

키움증권 주력 사업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거래량 활성화와 맞물려 급증한 점이 수익성 확대로 이어졌다. 전통적 온라인 매매 강자인 키움증권은 지난달 기준 브로커리지 시장 점유율 16.9%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지난 2월 RCPS(전환상환우선주) 3552억원 발행으로 자기자본을 확충한 뒤 이를 재원 삼아 이달부터 신용융자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2분기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PI(자기자본투자) 실적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지만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80% 가량 증가해 전체 실적 개선에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며 "이달부터 RCPS 발행액이 자기자본에 반영된 후 최근 신용거래융자를 늘리고 있어 이자수익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첫 온라인증권사로 출범한 이베스투자증권 역시 거래 활성화 덕을 보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1분기 195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20.0%에 이르는 ROE를 올렸다. 브로커리지 외에 자기매매와 IB(투자은행) 사업을 확대하면서 높은 수익성을 거두고 있다. 이베스투자증권은 올해 경영권 매각을 다시 추진할 방침인데 '고ROE'를 앞세워 인수 후보자를 물색 중이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IB 증권사 중에선 한국투자증권이 15.7%의 ROE를 기록하며 중소형사 못지않은 효율성을 나타냈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외 부동산 투자 등 고효율 투자처를 적극 발굴하고 있다. 여기에 초대형IB 중 유일하게 발행어음 업무 인가를 받은데 따른 자본 조달력의 우위를 기반으로 기업대출과 중소·중견기업 대상 자본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1분기 순이익 1719억원을 거둬 증권업계 최대 수익을 낸 미래에셋대우는 ROE 8.9%를 기록해 경쟁사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이 8조원을 웃돌며 타사보다 최소 2배에서 10배 이상 많은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수익성이다. 해외 법인 흑자전환과 함께 최근 글로벌 벤처기업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어 해외 분야에서 수익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DGB금융지주가 인수를 추진 중인 하이투자증권(10.0%)과 중소형사 중 높은 수익성을 내는 교보증권(9.4%)도 1분기 높은 ROE를 기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식 거래량 확대가 지속되고 있는 2분기에도 고객과 우량 투자처를 놓고 증권사별 각축전이 달아오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