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장진호전투, 2018년 대한제국 공사관..역사 현장의 文

【콴티코(미 버지니아)=뉴시스】 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콴티코 미 해병대국립박물관 앞 공원에 설립된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 헌화 한 후 미 해병대 관계자와 함께 기념비를 살펴보고 있다. 2017.06.29. [email protected]

문재인 대통령의 21일 미국 방문엔 없는 게 많다. 경제인을 만나는 비즈니스 포럼, 교민들을 격려하는 동포간담회가 없다. 영부인 일정도 최소화한 걸로 알려졌다. 북핵 문제에 집중해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 데다 워싱턴에 머무는 시간은 하루뿐이다. 다양한 행사를 소화할 시간도 없다. 그런데도 빠지지 않은 게 있다. 역사와 문화 관련 일정이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시내에 있는 한 고풍스런 건물을 찾는다. 대한제국 시절 고종이 왕실 자금으로 매입했던 주미공사관이 있던 곳이다. 올해 조미수호통상조약체결 136주년 및 주미공사관 개설을 기념해 이 건물이 재개관한다. 문 대통령이 이를 기념해 현장을 찾는다.

사연이 많은 건물이다. 당시 대한제국 재외공관 중 유일하게 정부소유였지만 일제강점기에 국권을 잃으면서 건물도 헐값에 팔렸다.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개인소유도 됐던 것을 찾아내 우리 정부가 매입했다. 열강에 맞서 자주외교 노력의 현장을 당시 모습대로 복원, 미국 수도 한 가운데에 살려냈다. 최근 한반도 평화를 주도적으로 이끌려는 문재인정부 방침과 맞아떨어진다. 역사 현장을 찾은 문 대통령 모습은 지난해 6월 첫 워싱턴 방문때도 보였다.

"제 어머니 말씀에 의하면, 항해 도중 12월24일 미군들이 피난민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사탕을 한 알씩 나눠줬다고 합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미 국립 해병대 박물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 헌화했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겨울 함경남도 장진호에서 중국군 7개 사단에 포위된 미 해병 1사단이 2주만에 극적인 철수를 성공시킨 일이다. 중국군의 남하를 지연시켜 피란민 9만여명이 흥남부두를 통해 철수하는 데 기여했다.



한미동맹의 역사성과 끈끈함을 강조하는 방문에서 문 대통령은 개인사를 소개해 극적 효과를 더했다. 그는 "장진호 용사들의 놀라운 투혼 덕분에 10만여명의 피난민을 구출한 흥남철수 작전도 성공할 수 있었다"며 "그 때 메러디스 빅토리 호에 오른 피난민 중에 저의 부모님도 계셨다"고 했다.


또 어머니에게 전해들은 '사탕 한 알'을 언급하고 "한미동맹은 그렇게 전쟁의 포화 속에서 피로 맺어졌다"고 강조했다. 이 일화는 트럼프 대통령과 첫 만남에서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일조했다. 치밀하게 준비한 일정과 발언이었지만, 문 대통령이 평소 역사책을 즐겨읽는 역사광이란 점도 한 배경이다. 문 대통령 첫 방미 귀국길엔 문정왕후어보와 현종어보가 함께 고국으로 돌아왔다.


이번 정상회담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양 정상이 보여줄 우호와 백악관의 환대다. 한미 정상은 첫 회담서 약속한 듯 푸른색 넥타이를 맸다. 문 대통령이 푸른색을 즐겨 해 '이니블루'로 불린다. 백악관 식사 메뉴엔 비빔밥이 있었다. 모두 한·미의 동질감과 우호, 화합을 상징한 걸로 풀이됐다.

【서울=뉴시스】 14일 오전 서울 중구 덕수궁 석조전에서 모델이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기념메달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오는 25일까지 더현대닷컴과 현대H몰에서 한국조폐공사가 출시한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기념메달을 선보인다. 2018.05.14.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