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유가에 웃는 '가스공사', 주가도 웃을까

해외 자원개발 실패로 줄곧 내리막길을 탔던 한국가스공사 (24,800원 ▼650 -2.55%) 주가가 올 들어 상승 반전해 고공행진하고 있다. 정부 환경정책 수혜, 남북 경협 기대감, 국제 유가 상승 등 영업환경 개선 덕분인데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호재가 연중 이어져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잇달아 올리고 있다.


21일 코스피시장에서 한국가스공사는 장중 등락을 거듭하다 전 거래일 대비 100원(0.16%) 내린 6만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은 167주, 3만6789주씩을 사들이며 각각 6거래일, 2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갔으나 개인이 이날까지 2거래일간 총 6만8000여주를 순매도하면서 단기 급등의 피로감을 해소하는 모습이다.

한국가스공사 주가는 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는 모습이다. 올 초 4만4350원이던 주가는 현재까지 약 37% 올랐다. 특히 올 1분기 실적이 발표된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15일엔 주가가 장중 한때 6만1900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국가스공사의 1분기 실적은 연결 기준 매출액 8조7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635억원으로 같은 기간 1.5% 늘며 시장 컨센서스를 소폭 상회했다.

한국가스공사의 이같은 주가 흐름은 올 들어 경영여건이 개선되면서 투자 심리가 빠르게 회복된 덕분으로 풀이된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GLNG프로젝트의 손상 규모가 공개됨에 따라 1조3000억원의 손상 차손을 인식,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주가가 52주 최저가(4만450원)로 곤두박질쳤다. 이후 연말까지 4만원~4만5000원 박스권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올 들어 이같은 상황에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됐다. 한국가스공사에 우호적인 외부 환경이 조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우선 정부가 제13차 장기천연가스(LNG)수급계획을 확정, 2031년까지의 LNG 수요전망을 상향(연평균 0.81%)하면서 친환경 에너지 수혜 기대감이 커졌다. 특히 발전용 수요는 연 평균 0.26% 증가로 수정돼 지난 계획(-4.17%) 대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최근 남북개선 무드 조성에 따른 경협 기대감과 이란 핵협정 탈퇴 등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세도 한국가스공사의 주가 개선에 힘을 보탠 요인으로 꼽힌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기준 현재 국제 유가는 올 초 대비 30% 상승했다.

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 5달러 상승 시 한국가스공사 해외 자원개발 자회사의 영업이익은 370억원, 12% 개선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는 전체 영업이익을 3%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당분간 이어지면서 올해 한국가스공사의 수익성이 두드러진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이달 들어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케이프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은 한국가스공사의 목표주가를 최고 7만5000원까지 잇달아 올렸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법인세 환급과 손상차손 가능성 축소에 따라 올해 순이익이 7000억원을 넘어서며 유의미한 수준으로 흑자전환할 것"이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탄 국제유가가 2분기부터 해외사업 판매단가에 적용되면 자원개발 자회사의 실적도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