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멕시코 원유 수입↑"…정유업계 '탈중동화' 확대

국내 주요 정유사들이 원유 도입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줄이고 북미·노르웨이산 원유 수입을 늘리고 있다.

2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108,400원 ▼2,200 -1.99%)의 정유 부문 자회사 SK에너지는 올 1분기엔 미국산 원유 300만 배럴을 들여왔다. 1분기에만 지난해 물량(550만 배럴)의 절반 이상을 미국에서 도입했다.


회사 전체 원유 수입 물량 중 미국을 포함해 중남미, 유럽 등 비중동산의 비중은 지난해 말 8%에서 올 2분기 12%로 늘어날 전망이다. 대신 같은 기간 중동산 비중은 80%에서 77%로 3%포인트 줄어들 예정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앞으로도 원유 시장을 지켜보며 경제성이 확보된다면 미국산 원유 도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GS칼텍스는 올 1~5월 미국에서 975만 배럴의 원유를 가져왔다. 이외에도 같은 기간 멕시코와 캐나다산 원유 각각 500만 배럴과 30만 배럴을 포함해 올 8월까지 총 1505만 배럴의 북미산 원유를 도입할 계획이다. 5개월 만에 지난해 수입량을 넘어선 규모다.


GS칼텍스는 지난해 미국과 멕시코에서 총 1250만 배럴의 원유를 들여왔다. GS칼텍스 측은 "북미산 원유의 경제성이 확보됐다고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미국산 원유 200만 배럴을 들여온 데 이어 이달초 캐나다산 원유 30만 배럴을 수입했다. 지난 3월엔 노르웨이산 콘덴세이트(초경질유) 70만 배럴 구매 계약도 체결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미국산 원유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등 비중동산 원유의 경제성을 따져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한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페트로넷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정유사들의 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은 77.6%로 지난해 1분기 86.1%에 비해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미국산 원유 비중은 0.2%에서 2%로 늘었고 멕시코산 비중도 2.5%에서 3.6%로 증가했다. 아시아산 원유 비중 역시 5.9%에서 9.6%로, 아프리카산 비중도 2.6%에서 3.8%로 늘었다.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안 고조로 두바이유는 최근 상승세를 보이며 배럴당 75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미국의 이란 핵 합의 탈퇴 여파 등을 고려해 올해 연평균 두바이유 가격을 지난 1월에 전망한 배럴당 60달러에서 65.3달러로 상향한다"며 "미국산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콘덴세이트로 대체하는 도입선 다변화 방안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