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보드' NYSE, 226년 역사상 첫 여성수장 탄생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송정렬 특파원

세계 최대의 증권거래소인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226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수장을 맞이한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NYSE의 모기업 인터컨티넨탈익스체인지(ICE)는 스테이시 커닝햄(43세) NYSE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했다.

스테이시 커닝햄 NYSE(뉴욕증권거래소) 신임 최고경영자(CEO). /사진=ICE

커닝햄 신임 CEO는 오는 25일부터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전임자인 토마스 팔리는 한 기업인수특수목적법인(SPAC)으로 자리를 옮긴다.

여성이 빅보드(Big Board)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NYSE의 수장을 맡은 것은 1792년 24명의 증권브로커가 월가에서 연방정부채 매매위탁수수료율을 협의하면서 출발한 NYSE 역사상 처음이다.

특히 커닝햄 CEO의 임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증권거래소인 NYSE와 나스닥을 모두 여성이 이끌게 됐다. 앞서 아데나 프리드먼은 2017년 1월 나스닥 CEO에 올랐다.

커닝햄은 1994년 여름 인턴으로 NYSE와 첫 인연을 맺었다. 당시 만해도 7층에 있었던 여성화장실은 전화부스를 개조해 만들 정도로 여성의 근무여건이 열악했다. 그는 2년 뒤 NYSE 객장 직원으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당시 NYSE 객장의 여성 직원수는 30여명에 불과한 반면, 남성 직원은 무려 1300명에 달했다.

그는 2007년 나스닥으로 자리를 옮겨 일한 이후 다시 2012년 NYSE에 합류했다. 판매 및 고객관계관리 책임자, NYSE 거버넌스서비스 사장 등을 거쳐 2015년부터 COO를 맡아왔다.

커닝햄 CEO의 임명은 월스트리트가 '#미투' 운동과 씨름하고 과거 남성중심 문화를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중에 나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평가했다.

커닝햄이 NYSE의 첫 여성 수장에 올랐지만, 직면해야할 도전과제들도 만만치 않다. 2000년대 중반 새로운 규제들과 전자거래의 부상은 미국주식시장에서 NYSE와 나스닥의 복점구조를 무너뜨렸다.

시장조사업체인 탭 그룹에 따르면 미국 주식거래에서 NYSE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10년전 40%에서 지난 4월 22%까지 떨어졌다. NYSE의 객장 직원수도 수백명수준으로 줄었고, NYSE의 모기업은 2013년 ICE에 매각됐다.

또한 지난달 아마존 등의 거래가 일지 중지되는 등 노후시스템으로 인한 기술적 문제들도 버닝햄이 풀어야할 숙제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