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벤처펀드, 개인 자금 유입속 수익률 마이너스에 그쳐

지난달 5일 첫 출시 후 흥행에 성공한 코스닥 벤처펀드의 개인투자자 손실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개인투자자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반면 수익률이 저조한데, 공모주 투자로 일시적으로 수익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3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형 코스닥 벤처펀드 설정액은 지난 21일 기준 7100억원 규모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출 시 후 한 달 만에 5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 된 이후 꾸준히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운용사별 설정액은 KTB자산운용 펀드가 3900억원으로 가장 컸다. KTB자산운용은 코스닥벤처 1호펀드를 지난달 5일 출시한 후 판매액이 급증하자 19일 2주 만에 소프트클로징(잠정 판매중단)을 결정했고 지난 21일부터 다시 2호 펀드 판매를 재개했다.

KTB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 운용전략 점검 등을 위해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며 "펀드 판매를 재개하자 자금 유입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KB자산운용(580억원), 현대인베스트먼트(500억원). 브레인(480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380억원) 등도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코스닥 벤처펀드가 최근 코스닥 시장이 주춤하면서 수익률도 저조해 개인 투자자 손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KTB, 하나UBS, 삼성, 브레인, 현대, 현대인베스트먼트, 에셋원 등 7개 대표 코스닥 벤처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로 떨어져 평균 -1.90%를 기록했다.


기존 코스닥 상장기업(구주)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상황에서 지난달 이후 코스닥이 바이오, IT(정보기술) 등 주도주 중심으로 하락한 것이 수익률 저하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코스닥 IPO(기업공개) 기업 공모주 물량의 3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 각각 펀드자산의 15% 이상은 벤처기업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전환사채(CB) 등 메자닌채권(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을 포함한 신주, 35% 이상은 벤처기업 해제 후 7년 이내인 코스닥 중소·중견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최근 코스닥 벤처펀드의 공모주 투자 시 공모가격 거품 우려가 높아지면서 개인투자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는 28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 예정인 제노레이의 경우 이달 초 수요예측에 KTB, 브레인자산운용 등 코스닥 벤처펀드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 업체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907대1에 달했고 지난 15일 공모가는 2만3000원으로 확정됐다. 회사 측의 희망가격 범위(1만7500~2만500원)보다 휠씬 높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코스닥 벤처펀드가 대규모 자금을 활용해 벤처기업 신주를 15% 이상 의무적으로 편입하기 위해 공모주 투자에 적극 나서 공모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며 "이들 공모주가 기업가치를 적절하게 반영하지 않아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격보다 떨어지면 펀드 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