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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팬티에 부르마…보수 3만원" 기막힌 강제촬영

사진업계 "비공개 촬영회 2000년대 초부터 관행"…전문가 "관리 규약 마련 필요"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김영상 기자 |입력 : 2018.05.24 04:00|조회 : 192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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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이너 기자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기자

지난해까지 모델로 활동하던 A씨(26)는 최근 스튜디오 비공개 촬영이 논란이 되면서 걱정이 커졌다. 그녀 역시 속옷조차 입지 못한 채 강압적으로 사진 촬영을 당한 적이 있어서다.

2015년 A씨는 한 인터넷 카페에서 클럽 복장을 입는 피팅 모델 일을 하기로 계약했다. 모델과 사진작가들을 이어주고 정보를 공유하는 유명 카페를 통해서다. 이 카페는 2018년 5월 현재 회원 수만 20만명을 넘는다.

하지만 촬영장을 찾은 A씨는 공포에 휩싸였다. 서울 영등포 한 건물 지하 스튜디오로 들어갔는데 거기서 만난 사진 작가 2명은 고압적이었다. 클럽 의상만 입으면 될 줄 알았지만 약속과 달리 노팬티 차림에 스타킹을 신거나 일본 여학생들이 입는다는 부르마 체육복 같은 옷을 입도록 강요했다.

A씨가 촬영을 거부하자 사진 작가들은 '카페에 안 좋은 글을 올려 일을 못 구하도록 하겠다'는 식으로 위협했다. 밀폐된 공간, 건장한 남성들 앞에서 두려움을 느낀 A씨는 강제로 촬영에 임할 수밖에 없었다. 촬영 도중 '(자러) 갈래?'라는 성희롱성 발언도 들어야 했다.

A씨가 치욕을 참으며 3시간 동안 일하면서 받은 돈은 단 3만원이었다. 촬영 이후 사진 파일이라도 달라고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언제 사진이 유출될지 몰라 매일 무섭다.

A씨는 본인의 사건을 처음 공개하며 취재진에게 "이후에도 혹시 사진이 유출될 까봐 문제 제기도 못했다"고 말했다.

스튜디오 비공개 촬영회에서 강제촬영·강제추행을 당했다는 유명 유튜버(유튜브 영상 제작자) 양예원씨의 고발을 시작으로 A씨처럼 유사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비공개 촬영회는 사진업계에서 10년 넘게 관행처럼 이어져 왔지만 관리 규약 등이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3일 사진 업계에 따르면 스튜디오 비공개 촬영회는 2000년대 초부터 이뤄졌다. 주로 스튜디오 운영자나 개인 사진작가가 모델 구인 사이트, 스튜디오 게시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모델을 구한다.

노출 수위에 따라 5만~10만원의 회비를 걷고 촬영자를 모집한다. 보통 촬영 한 번에 사진동호회 회원 등이 10명 안팎 참여한다.

아마추어 사진가 B씨는 "공개 촬영보다 비공개 촬영이 노출 수위와 모델료가 더 높다. 촬영에 앞서 모델과 비공개 촬영 여부를 정한다"며 "사진이 공개되지 않는 걸 원하는 모델들은 비공개 촬영을 선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공개 촬영과 달리 비공개 촬영에서 찍은 사진은 작가들의 개인 블로그 등에도 올릴 수 없다.

B씨는 "비공개 촬영 사진들은 유출 금지이며 대부분 작가 개인 소장용이다. 나중에 유출 등 문제가 생길 것을 대비해 촬영에 참여한 모든 사람의 연락처와 신상을 기록해둔다"며 "너무 과한 자세를 요청하는 작가는 스튜디오 실장이 블랙리스트에 넣고 다음 촬영회 신청을 안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진업계에서는 극히 일부의 사례 때문에 전체 사진작가들이 '가해자 집단'으로 내몰린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서울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C씨는 "비공개 촬영이 사진 업계에 보편적인 관행은 아니고 주로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이 참여하는 것"이라며 "업계 내에서는 문제 될 위험이 있는 비공개 촬영 자체를 아예 안 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일로 괜히 전문 사진가나 일반 촬영자도 가해자처럼 몰리는 분위기가 우려된다는 얘기다.

법률 전문가들은 사전 약속과 다르게 추가 노출을 강요하는 행위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장윤미 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는 "피해자가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이용해 더 많은 노출을 요구하는 것은 형법상 강요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며 "계약서가 없더라도 구두로 약속했다면 법적으로 이를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작가와 모델 간에 명확한 계약 기준 등 제도적 장치 마련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 이사는 "표준 약관 등을 만들어 이런 식의 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민
이영민 letswin@mt.co.kr

안녕하십니까. 사회부 사건팀(관악·강남·광진·기상청 담당) 이영민입니다. 국내 사건·사고와 다양한 세상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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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allnew001  | 2018.05.24 13:11

사회 도처에 쓰레기들이 넘쳐나는 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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