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조 배당사고' 삼성증권, 유령주 판 직원 해고 등 중징계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MTIR sponsor

지난달 112조원대에 달하는 우리사주 배당 사고를 낸 삼성증권 (35,900원 ▼100 -0.28%)이 해당 유령주식을 시장에 팔아 유통시킨 직원에 대해 중징계를 단행했다. 사태 발생 이후 1개월반여 만이다.

삼성증권이 지난달 배당사고 당시 잘못 입고된 주식을 판 직원 등 관련자 23명에 대해 해고와 정직·감봉 등 중징계한다고 23일 밝혔다. 중징계 대상에는 착오로 배당 받은 주식 2000억원어치를 시장에 판 직원 16명과 매도를 시도한 직원 5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모두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유령주 매도 과정에서 고의성이 있어 검찰에 고발됐다.

우리사주 배당업무를 처리하면서 배당금 대신 주식을 입고한 담당자와 이를 결제한 관리자역시 중징계를 받았다. 삼성증권은 징계대상의 유령주 유통 여부와 방식, 매매 물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징계 내부에서도 징계수위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상한가 매도 주문 이후 곧바로 취소한 직원 1명에 대해선 주식 매도의 고의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경징계 조치했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달 6일 오전 우리사주의 배당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1원을 1주로 잘못 입력하는 배당사고를 냈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의 3배를 웃도는 112조원어치 유령주가 우리사주 보유 직원에게 배당됐다. 삼성증권은 착오로 배당한 주식에 대해 매도 금지를 공지했으나 직원 16명이 501만여주 2000억원어치 유령주식을 시장에 팔아 파문이 일었다.

금감원 조사결과 유령주를 매도한 직원 16명은 당일 유령주 매도주문을 내 계약이 체결됐고 6명은 매도주문을 냈으나 주가 급락으로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13명은 여러차례 분할 매도를 시도하거나 추가매도 주문을 내는 등 고의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고, 3명 역시 다른 계좌로 유령주식을 옮기는 등 실제 거래를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22명 가운데 실험 삼아 주식을 매도한 직원은 1주를 매도한 1명뿐이다. 다만 외부세력과의 사전모의 등 '작전' 시도는 없던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증권은 직원의 주식계좌를 위임받아 결제를 이행하는 한편, 실제 유령주를 판 직원 16명과 매도 시도를 한 6명 등 직원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이들에 대한 징계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