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연 1.50%로 동결…6개월째 유지(상보)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삼성본관 17층 회의실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를 주재하며 생각에 잠겨있다. 2018.5.24/사진=뉴스1

한국은행이 24일 열린 5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이로써 국내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0.25%포인트 인상된 이후 6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이번 결정은 시장 예상에 부합한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0명 중 93명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상을 예상한 답변은 7명 뿐이었다.

부진한 실물 경제지표가 '동결' 결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무엇보다도 고용 사정이 좋지 않다. 4월 취업자수 증가폭은 12만3000명으로, 3개월 연속 10만명대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산업생산도 전반적으로 주춤한 모습이다. 지난 3월 전산업생산지수는 전월보다 1.2% 감소했다. 2016년 1월(-1.2％) 이후 26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제조업평균가동률은 전월보다 1.8%포인트 하락했고 설비투자도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에 '경기 침체론'까지 불거진 상황에서 서둘러 금리 인상에 나설 명분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긴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점은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데 있어 부담 요인이지만,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관련 지표의 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셈이다. 최근 이주열 한은 총재도 "앞으로의 경제상황을 낙관하긴 어렵다"며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관심은 이날 오전 11시20분 이 총재의 기자설명회에 쏠린다. 금통위 결정의 근거를 듣고 향후 금리인상 시점을 가늠해 볼 만한 힌트를 찾기 위해서다.

최근 경기 판단에 대한 논쟁이 뜨거웠던 만큼 경제 상황에 대한 이 총재의 언급에 따라 시장의 향후 금리 인상 예상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 일각에선 최근 경기 지표 부진을 이유로 유력했던 '7월 인상설'을 접고 8월 또는 10월로 전망 시점을 옮겨가는 분위기다.

소수의견의 등장 여부도 지켜볼 만한 포인트다. 인상 소수의견이 나온다면 다시 '7월 인상설'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금통위에서 이일형 금통위원의 인상 소수의견이 나온 뒤 한 달 후 한은은 금리를 인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