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위터에서 '차단' 못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다른 이용자를 차단하는 것은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반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는 귀에 거슬리는 말을 하는 사용자를 트위터에서 차단하지 못한다. 미국 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차단' 행위를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 미국 수정헌법 1조를 위반하는 조치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뉴욕지방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다른 사용자를 차단하는 행위는 그들이 공개적인 토론에 참여할 권리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1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결했다. 미국 수정헌법 1조는 미국 시민들의 폭넓은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다.

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 계정(@realDonaldTrump)를 통해 대통령으로서만 할 수 있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대통령 트위터 계정을 대통령의 공식 계정으로 간주했다. 따라서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대통령의 계정을 일반 시민이 볼 수 없게 만드는 대통령의 차단 행위는 위헌이라는 판결이다.

또한 불쾌한 발언을 하는 사용자들의 문제를 지적한 데 대해서 법원은 "대통령이 사용자를 차단하는 대신 기분 상하게 하는 멘션(메시지)는 무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위터에선 계정 사용자가 다른 사용자를 차단할 경우 상대방은 해당 계정의 트윗을 볼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차단 당한 사용자들은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볼 수 없는 것이다.

컬럼비아 대학의 '수정헌법 제1조 기사 연구소(Knight First Amendment Institute)'는 지난해 7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차단 당한 트위터 사용자 7명을 대표해 소송을 제기했다. 승소한 자밀 재퍼 수정헌법 제1조 기사 연구소 소장은 "대통령이 계속 사람들을 차단한다면 더 많은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7명 중 한명인 음악 저널리스트 댄 오치는 가디언에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는 역할을 하는 계정이라면 나는 시민으로서 무엇이든 읽을 권리가 있다"며 "그로부터 차단됐기 때문에 나는 국가의 많은 뉴스를 놓쳤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변기로 사용하는 내용의 농담을 해 차단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