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재 美 영사관 직원, '비정상적 소리'에 뇌손상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오른쪽)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2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회담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AFPBBNews=뉴스1

'비정상적인 소리'를 듣는다고 호소한 중국 주재 미국 영사관의 한 직원이 최근 뇌손상 판정을 받았다. 미국 국무부는 중국에 체류 중인 자국 시민에게 건강경보를 발령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국무부는 이날 이메일 경보를 통해 "중국에서 근무하는 미 정부 직원이 최근 비정상적인 소리와 압력을 느꼈다고 보고했다"며 "미 정부는 이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으며 중국 당국에 이 사건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주 베이징 미국 대사관에 따르면, 중국 광저우 영사관에서 근무하던 이 직원은 2017년 말부터 올해 4월까지 "다양한 신체 증상"을 보고했고 지난 18일 추가 검진을 위해 미국으로 송환됐다. 검진 결과 이 직원은 가벼운 외상성 뇌손상(MTBI)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이 사건은) 중대한 의료 사건"이라며 의료팀을 광저우에 파견해 중국과 협조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왕이 외교부장은 중국 당국이 조사 중이지만 "(미국 영사관 직원에게) 소리 영향을 끼친 그 어떤 조직이나 개인을 찾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이어 "중국은 이 개별적인 사건이 확대되면서 복잡하게 정치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이 사건을 다른 불필요한 것들과 엮지 않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북미정상회담을 의제로 삼은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이번 사건의 양상이) 지난해 쿠바에서 근무한 미국인들이 피해를 입은 사건과 매우 비슷하다"고 말했다.

주 쿠바 미국 대사관 직원과 그 가족을 포함한 미국 시민 24명은 지난해 5월 이상한 소리에 시달리다 청력을 잃거나 뇌진탕에 걸리는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했다. 증상이 발생한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이 사건으로 미국-쿠바 관계가 악화됐으며 미 정부는 보복 조치로 쿠바 외교관 15명을 추방하고 주 쿠바 미국 대사관 직원들을 본토로 송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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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지난해 쿠바 사건과 똑같아"… 美 국무부, 중국 체류 미국 시민에 건강경보 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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