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은행연합회장, 6개월간 신탁회사 사외이사 겸직한 이유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 사진=뉴시스

김태영 은행연합회 회장이 오는 28일 아시아신탁 사외이사에 물러난다. 논란에도 6개월간 은행을 대표하는 은행연합회장이 신탁회사 사외이사를 겸직한 건 상법상 규정 때문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신탁은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열고 김용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아시아신탁은 지난 11일 김 전 회장을 신임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김 전 회장은 후배인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지난달 3연임을 포기하고 농협금융에서 나왔다.

김 전 회장이 사외이사로 선임되면 김 회장은 아시아신탁 사외이사에서 물러나게 된다. 김 회장은 2016년 6월부터 아시아신탁 사외이사를 맡았다.

지난해 12월 은행연합회 회장으로 선임된 이후 아시아신탁에 사임 이사를 밝혔지만 아시아신탁은 후임을 구하지 못했다. 아시아신탁은 김 회장의 사외이사 임기가 지난 3월 도래하자 김 회장에게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했고 김 회장은 연임했다. 은행을 대표하는 은행연합회 회장이 신탁회사 사외이사를 연임하자 논란이 일었다.

김 회장도 오해를 살 수 있어 당장 물러나고 싶었지만 바로 물러설 순 없었다. 김 회장이 물러나면 아시아신탁이 상법을 어기게 되기 때문이다. 상법에 따르면 감사위원회는 3명 이상의 이사로 구성해야 하고 사외이사가 위원의 3분의 2 이상이어야 한다.

아시아신탁은 사외이사 3명인 김 회장을 비롯해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 김은호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이 감사위원회 위원이다. 김 회장이 그만두면 감사위원회를 구성할 수 없는 셈이다. 다만 김 회장은 은행연합회 회장이 된 이후 아시아신탁 이사회에 거의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신탁 관계자는 "김 회장이 후임자 없이 그만둘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회사 발전을 이끌 적임자를 구해 주주총회 이후 김 회장의 사임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