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 "북미 회담 전 北과 고위급 회담 추가로 원해"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 정상회담 전 북한과 고위급 대화를 추가로 추진할 방침이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로 미국 전문가들이 북한의 모든 핵·탄도미사일 기지를 방문할 수 있다는 원칙적 합의를 요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3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은 북미 정상회담에 연관돼있는 한 고위 관료를 인용,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 회담 이전에 고위급 대화를 더 진행할 것을 원한다고 보도했다. 해당 관료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우리가 무엇에 대해 얘기할 것인지에 대해 (북한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북미 고위급 대화가 추가로 진행된다면 북한을 두 차례 방문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나 다른 고위급 관계자가 나설 것이라고 해당 관료는 전했다. 시기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이 끝나는 25일 이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정부가 추가로 고위급 대화를 원하는 배경에 대해 해당 관료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를 결정했는지가 관건"이라며 "만약 그(김 위원장)가 제네바 합의나 6자 회담에서 했던 '게임'을 할 계획이라면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한 김 위원장의 답을 모른다"면서 "만약 소통 라인이 다시 열린다면 싱가포르로 떠나기 전 이 부분에 대해 우린 더 잘 알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해당 관료는 지난달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반도 비핵화를 확실히 약속했지만, 북한 강경파는 그렇게 보지 않을 수 있단 점을 언급, "북한으로부터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추진할 용의가 있다는 확고한 믿음의 표시를 원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믿음의 표시로 미국 전문가들이 모든 핵·탄도미사일 기지를 방문할 수 있다는 원칙적 합의가 포함될 수 있다고 그는 전했다.

해당 관료는 "폼페이오가 지난 21일 연설에서 이란에 제시한 △핵 프로그램 중단 △핵 사찰단에 대한 접근 확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효과적인 폐기 등이 미국의 지침으로 간주돼야 한다"면서 "북한의 독특한 상황을 고려해 (방침을) 수정할 필요가 있긴 하지만 이란에 대한 요구보다 북한에 대한 요구가 덜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참관하기 위해 내외신 기자단이 북한으로 향했다. 이르면 24일 행사가 진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