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 납품단가 인하시 공공분야 입찰제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상생협력생태계 구축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당정은 이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 생태계 구축을 위한 의견을 나누고 해결책을 모색했다. 2018.5.2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앞으로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부당하게 납품단가를 인하하거나 납품금액을 줄이다 적발되면 6개월간 공공분야 입찰이 제한된다. 정부와 민간으로 구성된 조사 전담팀을 구성해 직권조사도 실시한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경영악화를 우려하는 중소기업을 위해 정부가 대·중소기업간 공정거래 확립을 보완카드로 제시한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4일 열린 당정협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대·중소기업간 견고한 신뢰기반의 생생협력 생태계 구축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대기업의 부당 납품단가 인하 행위에 대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한다. 한 번의 부당행위로 공공입찰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개선요구 벌점을 종전 1점에서 2점으로, 미이행 공표 벌점을 2.5점에서 3.1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현행법상 3년간 누적점수 5점 초과의 경우 6개월간 공공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만약 부당 납품단가 인하로 적발된 뒤 개선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곧바로 입찰제한을 받는다는 의미다.

부당한 원가정보 요구행위도 위법대상에 포함된다. 7월17일부터 시행하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외에도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법) 시행규칙을 올해 내에 개정해 대상범위를 기업간 모든 거래관계로 확대한다. 원청기업과 하청기업의 위·수탁 거래관계와 관련해 하도급법은 7개 거래관계 유형에 대해 적용하는 반면 상생법은 모든 원·하청기업간 거래를 포함하고 있다.

부당 납품단가 인하와 납품금액 감액을 위한 집중조사도 시행한다. 중기부와 공정위, 중기중앙회 등이 참여하는 납품단가조사 TF(테스크포스)가 주도한다. TF는 중기부 조사 전담팀 3명과 지방중기청 12명, 대중소기업협력재단 변호사 3명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대기업이 협력 중소기업과 이익을 나누는 성과공유제는 '현금성 유형'만 허용하기로 했다. 기존 10개 과제 유형을 '현금 배분'과 '물량 확대' 2개 유형으로 축소하고, 물량확대의 경우도 세금계산서, 구매실적 등 객관적 증빙이 가능한 경우만 인정한다.

기존 제조업 중심으로 이뤄졌던 성과공유제 참여대상을 프랜차이즈 등 유통업종까지 확대하고,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도 시행 여부를 반영할 예정이다. 또 동반성장위원회가 매년 발표하는 동반성장평가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분리해 평가하기로 했다. 그동안 중견기업은 상대적으로 사회공헌 규모가 작다보니 대기업을 떠받쳐주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중소기업계는 즉각 환영의 뜻을 표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통해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대기업의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 경영정보 요구와 같은 불공정행위가 근절되길 기대한다"며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강력한 정책으로 실효성을 높여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