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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아무도 쓰지 않는 '0%' 카드 수수료

기자수첩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입력 : 2018.05.2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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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적으로는 카드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죠. 하지만 그걸 쓸 사람이 있을까요?"

지난 20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소상공인페이 도입안에 대해 금융권의 시각은 싸늘했다. 중기부는 모바일앱 등으로 결제를 하는 앱투앱 방식을 사용하면 신용카드사 및 밴(VAN)사를 거치지 않아 결제 수수료를 0%대로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없앨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중기부의 논리는 겉으로는 타당해 보이지만 현실적인 측면까지 충분히 고려했는지는 의문스럽다.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에만 초점을 맞췄을 뿐 정작 돈을 내는 소비자가 소상공인페이를 이용할 만한 유인이 적기 때문이다. 포인트적립제 등 유인책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들이 이를 위해 기존에 사용 중인 신용카드의 혜택을 포기할 것이라는데는 회의적인 시각이 대다수다.

신용카드 이상의 혜택을 준다고 해도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가 문제로 남는다. 신용카드사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혜택은 카드 수수료 수익에서 나온다. 수수료를 0%대로 낮춘다면 카드사와 같은 구조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결국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해결해야 될텐데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의 핵심은 실행의 문제가 아니라 실현의 문제로 접근하는게 맞다. 수수료가 0%인 결제방식을 도입했다고 해도 이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에 외면 받는다면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 해소는 공염불에 그칠 수 밖에 없다.

최근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0%'라는 단어를 경쟁적으로 쏟아낸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지방선거 금융관련 공약을 살펴보니 절반 이상은 여신 분야였고 내용 대부분은 수수료 0% 얘기였다"고 말했다. 현실성 없이 남발되는 '0%'의 프레임에 기만 당하는 것은 결국 영세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이다. 현재 금융당국과 카드업계에서는 적격비용 재산정 등 카드 수수료 인하를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수수료 '0%' 논의보다 오히려 현실적인 수수료 정책 논의가 소상공인을 비롯한 서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다.

[기자수첩]아무도 쓰지 않는 '0%' 카드 수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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