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게 입 다문'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감리위 출석

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를 심의하기 위한 금융위원회 2차 감리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790,000원 ▼1,000 -0.13%) 대표가 25일 오전 9시37분,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들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차 감리위원회에 출석했다. 정부서울청사 맞은편 김앤장 사무실에서 걸어나온 그는 입을 굳게 다문채 걸음을 옮겼다.

지난 17일 열린 1차 감리위에서 앞서 김 대표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입장을 조목조목 설명하던 모습과는 상반된다. 김 대표는 여러 기자들의 질문에도 별다른 답변없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감리위가 열리는 16층으로 이동했다.

김 대표의 침묵 ‘금융감독원과 각을 세울 수 있는 감정적인 발언은 부적절하다’는 삼성그룹 내부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차 감리위 이후 삼성그룹 내부에서 “외부 공식발언을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심제 방식으로 논의되는 2차 감리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금감원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2차 감리위에서는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밝힌 콜옵션(사전에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 행사 의사가 주요 쟁점이다. 최근 바이오젠은 “6월 말 옵션 만기일에 맞춰 (콜옵션)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전달했다.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여부를 판단할 중요한 쟁점 중 하나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평가방식을 시장가로 전환한 이유는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할 당시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가 유력했던 만큼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의 가치를 시장가로 평가한 것이 국제 회계기준을 따른 적법한 절차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은 바이오젠 콜옵션 행사 여부와 관계없다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사 인식 시점(2015년)이 적정했느냐가 핵심 쟁점이라는 것이다. 관계사 분류 시점이 바이오젠과 콜옵션 계약 당시(2012년) 내지 콜옵션 행사(2018년 6월)시기여야 한다는 게 금감원 생각이다.

이날 금감원 직원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를 입증하기 위해 4박스에 달하는 자료를 들고 감리위에 출석했다.

한편, 감리위원회는 이달 내 논의를 끝내고 다음 달 7일로 예정된 증권선물위원회에 심의 결과를 보고할 계획이다. 오는 31일 정례 감리위가 예정돼 있어 실질적인 공방은 25일 회의를 끝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