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행정권 남용 면죄부 주면 누가 법원 재판 받아들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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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 2017.8.2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비판적 판사들의 성향 등을 파악하는 등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형사 고발 등 추가 조치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현직 판사가 직접 고발 의사를 밝혔다.

차성안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41·사법연수원 35기)은 26일 자신의 SNS에 "특조단이 형사 고발 의견을 못내겠고, 대법원장도 그리 하신다면, 내가 국민과 함께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차 연구위원은 "행정부에서 이런 식의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조직적 사찰행위가 일어나 직권남용, 공용서류무효, 직무유기, 증거인멸 등의 죄로 기소되었을 때 모두 무죄를 선고할 자신이 있냐"며 "잘못을 저지른 판사가 동료라고 이런 식의 면죄부를 주면 누가 법원의 재판을 공정하다고 받아들이겠나"고 비판했다.

이어 차 연구위원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말자. 반대 목소리를 내는 판사의 모든 것을 뒤져 사찰하는 게 살떨리는 불이익 그 자체"라고 덧붙였다.

차 연구위원은 "기대를 접고, 법원을 상대로 국가배상청구로 나도 정식으로 대응하겠다. 이런 조직에 무슨 사법 개혁을 기대할 것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25일 조사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 판사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특정 재판과 관련해 담당 법관에게 불이익을 줄 것인지 검토하고, 상고법원 입법 추진을 위해 청와대와 사전 교감을 시도·검토 했다는 의혹 등이 사실로 확인됐다.

하지만 특별조사단은 조사결과 드러난 사법행정권 남용 사례는 뚜렷한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해 형사상 조치는 직접 취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앞으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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