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깜짝' 회담에 '정보라인' 배석…어떤 의미?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깜짝' 정상회담은 양측 '정보라인'이 직접 움직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26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각각 서훈 국정원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을 배석시킨 채 사실상 '단독 회담'을 했다.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주도적으로 진행해온 인물들이다.

정보라인이 일제히 가동된 만큼 이번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두 번째 회담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됐을 가능성이 크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시절부터 북한과 접촉해온 인물로 국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여전히 북한의 정보라인과 조율하며 북미 정상회담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앞서 국무장관 신분으로 북한을 두 번째 방문했을 때도 폼페이오는 국무부의 카운터파트인 외무성 측 인사가 아닌 김 통전부장을 만났었다.

북미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정보라인의 움직임이 중요한 건 사실상 회담의 성패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20일 싱가포르에서 양측 실무단이 만나기로 했으나 북한 측 담당자들이 나타나지 않았을 때 폼페이오 장관이 김 통전부장에게 핫라인으로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 폼페이오 장관은 24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최근 며칠간 '싱가포르로 수송 및 이동 계획 등에 대해 논의하자'는 미국 관료들의 거듭된 요청에 북한은 응답하지 않았다"며 "미국은 북미 회담의 성공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이른바 '외무성 라인'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등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두 번째 회동에 정보라인만 배석했다는 점은 6월 북미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