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회담·적십자회담도 탄력···긴장완화 실효조치 기대

국방부가 지난달 30일 군사분계선(MDL) 남방한계선 일대에 설치된 대북 확성기를 철거한다고 밝혔다. 대북 확성기 철거는 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판문점 선언의 첫 후속조치였다. 사진은 지난 2016년 1월 8일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해 대북확성기 방송을 전면재개했을 때 모습. / 사진 = 뉴스1

남북이 6월 1일에 남북 고위급회담을 개최하고 군사 당국자회담과 적십자회담을 연이어 갖기로 합의하면서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실질적 방안들이 이들 회담을 통해 구체화할 전망이다.


군사회담과 적십자회담은 4·27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이 합의했지만 최근 북미 관계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개최 여부가 불확실했다.


우선 고위급회담에 이어 군사회담이 먼저 개최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의 장성급 군인이 만나게 될 군사회담은 당초 5월 중 개최키로 했던 만큼 적십자 회담에 앞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군사회담의 핵심 의제는 판문점선언에 언급된 '군사적 긴장 완화'와 '전쟁위험의 실질적인 해소'가 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판문점선언에서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불가침합의' 준수와 '단계적 군축'을 실현해 가기로 합의를 이뤘다.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 중지행위는 이미 남북 관계가 진전되면서 시행되고 있는 만큼 군사회담의 핵심 의제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에서의 충돌 방지대책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NLL은 1999년 제1연평해전과 2002년 제2연평해전 등 남북 함정 간 충돌이 빈번했던 곳이다. 2007년 10·4 정상선언에도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조성 등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만들자는 합의가 포함됐고 이후 진행된 남북 국방장관회담에서 후속 논의가 이어졌지만 진전을 보지 못했다.



비무장지대(DMZ) 내 병력철수 등 휴전선을 두고 대치해 있는 양측 군사력을 후방에 배치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DMZ를 한반도의 평화지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 현실화되면 이 지역에 배치돼 있는 대규모 지뢰를 제거하고 북측 장사정포, 남측 방사포 등 포격 장비들을 대거 후방으로 이동하는 방안이 추진될 수 있다. 이 같은 방안들이 선행돼야 비로서 병력 규모나 장비를 축소하는 실효적 군축방안이 가능한 것이다.


군사회담 정례화, 군 주요 지휘관 핫라인 개설 등 군 당국 간 소통을 복원하는 방안들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 관계자는 "주요 지휘관의 핫라인만 개설돼도 무력충돌 가능성이 크게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은 군사회담에 이어 6월 중 개최될 가능성이 크다. 적십자회담 후 이산가족상봉까지는 최소 한달 여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산가족의 생사확인, 상봉자 명단확정 등을 결정해야 하고 서신왕래나 화상통화 등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도 의견교환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1차 남북 정상회담 이후 통일부 등 관련 부처는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준비해 왔다. 행정적 절차를 준비하는데 북한 측도 시간이 필요한 만큼 실제 상봉행사는 남북이 당초 합의한 8·15 광복절 이후가 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준비작업은 1차 정상회담 이후 8·15 광복절 개최에 맞춰 준비해왔다"면서도 "그동안 실무적 만남이 이뤄지지 않았고 북한 측의 준비기간도 필요한 만큼 광복절 이후인 추석 상봉도 고려해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