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308.98 831.85 1123.20
▲5.97 ▲2.97 ▼3.4
메디슈머시대 (7/6~미정)
블록체인 가상화폐

[광화문]현대차, 시장과 소통해 플랜B 찾아야

광화문 머니투데이 송기용 증권부장 |입력 : 2018.05.28 04:00|조회 : 5772
폰트크기
기사공유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21일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을 골자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중단했다. 29일로 예정됐던 현대모비스 주주총회를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전격적 결정이었다.

예정대로라면 한국 대기업의 고질적 병폐인 순환출자 구조를 지주사 체제로 바꿔, 대주주 책임경영을 실현할 기회였다. 무엇보다 정몽구 회장에서 정의선 부회장으로 이어지는 경영권 승계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었다.

이 절호의 기회를 현대차 스스로 철회했다. 주총에서 승리를 장담할수 없었기 때문이다. 참석지분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데 현대차가 보유한 30.17%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현대차는 3월28일 개편안을 발표할 때만 해도 상황을 낙관했다. 외국인 주주(48.57%)가 과반에 가깝지만 표가 분산될 수 밖에 없고, 각을 세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보유지분은 1.6%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차가 냉엄한 현실에 직면하는 데는 한 달도 걸리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현대차 이사회를 장악하고 자사주 소각, 배당을 얻어내자는 엘리엇의 선동에 외국 투자자들이 동조했다. 현대차가 보유한 수십조원대의 막대한 현금이 눈앞에 보이자 점잖은 장기 투자자들도 흥분했다.

엘리엇은 이번에 많은 것을 얻어냈다. 현대차 행보에 제동을 건 만큼 자신감을 갖고 사사건건 경영에 간섭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사회에 자신의 의견을 대변할 사외이사 선임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로서는 플랜B, 즉 새로운 안을 마련하는데 엘리엇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번 일은 현대차가 자초한 면이 있다. 무엇보다 완벽한 지배구조안을 만들지 못했다. 합병비율과 절차 등을 놓고 논란이 제기됐다. ISS, 기업지배구조원 등 국내외 다수 의결권 자문기구들이 반대 의견을 제시해 엘리엇에 명분을 제공했다. 2대 주주(9.82%)인 국민연금이 의결권 자문기구의 반대를 넘어서기 어려운 것도 현대차에는 악재가 됐다.

무엇보다 주주들의 마음을 사는데 실패했다. 개편안을 둘러싼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데도 진화하지 못한 것과 관련, 현대차 측의 안이한 태도를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분할·합병안과 관련, 몇 가지 의문점이 있어서 현대차에 설명을 요구했지만 답변 조차 하지 않다가 판세가 넘어간 뒤에야 뒤늦게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그러는 과정에서 기관투자자 상당수의 감정이 악화됐고, 개편안에 부정적 기류가 형성됐다고 한다.

결국 현대차는 백기를 들었다. 굴욕적이지만 주총을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주주 설득을 진두지휘했던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이례적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하면서 여러 주주 및 시장과 소통이 많이 부족했음을 절감했다"며 "앞으로 기대에 부응하도록 적극적으로 폭넓게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그룹의 미래로, 안팎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신망과 기대를 받고 있는 정 부회장이 시장이라는 보이지 않는 세계의 냉엄한 현실을 깨달은 것은 그나마 이번 사태로부터 현대차가 얻은 성과라고 하겠다.

현대차 지배구조 문제를 둘러싼 논쟁에서 현대차도 그렇지만 정부 역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소수 약탈자본의 공격을 지금처럼 무방비 상태로 지켜만 볼것인지 말이다.

엘리엇이 주주권익 보호라는 가면을 쓰고 삼성, 현대차 등 국내 기업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데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국내 기업을 외국 헤지펀드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차등의결권, 포이즌필(신주인수선택권·Poison Pill) 등 경영권 방어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광화문]현대차, 시장과 소통해 플랜B 찾아야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