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청장 "송인배 소환·김경수 재조사 검토"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2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방미를 위해 출국길에 오르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수행하고 있다. 송 비서관은 지난해 대선 전 '드루킹' 김모씨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뉴스1

경찰이 필명 '드루킹' 김모씨(49)를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에게 소개한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의 소환 조사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드루킹이 송 비서관과 보안성이 높은 메신저(시그널)로 대화한 사실도 확인됐다. 추가로 제기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김 후보를 재소환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수사를 맡은 서울경찰청이 이철성 경찰청장에게 드루킹의 송 비서관 연루 진술을 보고하지 않은 게 고의 누락이나 은폐라는 지적은 강력 부인했다. 드루킹 일당으로부터 500만원을 받은 김 후보의 전 보좌관 한모씨(49)는 뇌물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28일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서울 종로구 내자동 청사에서 정례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청장은 "4월17일 드루킹이 송 비서관을 통해 김 후보를 소개받았다고 진술했고 이달 4일 김 후보를 조사할 때 이를 물었다"고 말했다. 다만 "김 후보의 진술 내용은 수사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드루킹과 송 비서관을 연결해준 인터넷 카페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도 조사했다. 이 청장은 "이달 11일 경공모 회원인 필명 '팅커벨'이 송 비서관과 드루킹을 연결해줬다는 진술을 받았다"며 "이달 23일 팅커벨도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

드루킹은 송 비서관과 메신저 시그널로 대화했다. 시그널은 전자프런티어재단(EFF)이 2016년 발표한 '보안 메시지 서비스 평가'에서 7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텔레그램(4점)보다 보안성이 높다는 평가다. 드루킹은 김 후보와도 시그널로 대화했다.

경찰 관계자는 "(드루킹 휴대폰에서 발견된 텔레그램) 166개 대화방 중에 김 후보 관련 대화방이 3개였고 송 비서관 대화방은 1개였다"며 "시그널에도 송 비서관과 대화방이 1개 있었다"고 말했다.

대화 내용에서 댓글 조작 관련 내용은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2016년~2017년 초에 나눈 대화로 보이며 '만나서 반가웠다' 정도의 의례적 인사말만 있었다"고 말했다.

송 비서관이 드루킹으로부터 200만원을 받은 것에는 "송 비서관이 (돈을 받을) 당시 (공무원 등이 아닌) 무직이어서 적용할 혐의는 현재 없다"고 말했다.

필요하면 송 비서관을 소환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 청장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특검에 넘어가기 전이더라도 송 비서관 소환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달 21일 이철성 경찰청장이 드루킹의 송 비서관 관련 진술을 모른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이 청장은 "송인배라는 이름이 진술에서 나온 이후에도 확인할 사안이 있었다"며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특히 수사사안에 대해 지방청장이 청장한테 바로바로 보고하고 그런 건 없다"고 말했다. 보고할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청와대에도 알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 후보의 재소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특검 시작되기 전이더라도 수사진행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면) 김 후보 재소환 조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가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기능을 담당한 서버 '킹크랩' 시연을 보고 격려금 100만원을 건넸다는 의혹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주변인 진술이 일관되지 않아 사실관계를 더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이날 경찰의 축소·은폐 수사 논란에 유감을 나타냈다. 이 청장은 "이철성 청장이 (국회에서) '첫 단추부터 잘못 꿰졌다'고 한 것이 초기 언론대응의 잘못을 말하는 건지, 수사가 잘못됐다는 건지 정확히 모르겠다"며 "여러가지 사정상 수사 속도가 늦다든지, 미진하다든지 이런 부분은 반성하고 보완조치 하겠지만 이런 부분 때문에 마치 경찰이 혹은 경찰 수뇌부가 축소 은폐했다는 쪽으로 (논란이) 확장하는 부분에 대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기준 드루킹 사건 관련 입건자는 32명으로 늘었다. 또 경찰은 이날 드루킹 일당으로부터 500만원을 받은 전 보좌관 한씨와 드루킹 등 4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판단해 뇌물혐의와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