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식자재 대기업 영향 불가피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동반성장위원회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한 73개 품목이 특별법상 적합업종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6월 시한이 만료되는 47개 업종을 우선적으로 적합업종 지정 요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생계형 적합업종은 동반위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품목들이 우선 고려 대상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시행령에 두기로 한 지정요구 권한단체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확정할 수 없다"면서도 "현재 지정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6월 만료되는 47개 업종부터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다. 이중 △청국장 △순대 △어묵 △두부 △김치 △장류(간장·고추장·된장) △도시락 △햄버거빵 △단무지 △면류(국수·냉면·당면) △전통떡 △앙금류 △원두커피 등 가장 많은 17개 품목이 식자재 유통·제조 분야에 몰려있다.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CJ프레시웨이,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신세계푸드, 대상베스트코, SPC GFS, 동원홈푸드 등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대기업은 5년간 관련 업종의 신규 진출·인수 또는 확장 등이 제한된다. 이전과 달리 이행하지 않을 경우 매출액의 5%까지 이행강제금을 부담해야 한다.

문제는 적합업종 지정까지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특별법이 공포 후 6개월 이후 시행되는 까닭이다. 동반위는 대기업에게 중소기업 적합업종 진출·확대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동반위 관계자는 "기간 만료로 발생하는 공백 기간 동안 대기업이 진출·확장하지 않도록 이해당사자들과 협의를 하고 있다"며 "(한시적 연장안이 종료되는) 6월 말까지는 결론이 날 것"이라고 전했다.


적합업종 요구와 관련해선 중소기업 전체를 대변하는 중소기업중앙회의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조직력을 갖춘 단체가 적합업종 주도권을 쥘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실태파악 관련 자료를 요구할 수 있는데 소상공인연합회는 조직규모상 이를 수행하기에 한계가 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적합업종 지정 신청 단체를 특별법에 명시해달라는 우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상당수 소상공인들은 단체 구성도 애를 먹고있는데 실태 파악이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기 적합업종 중 소상공인이 직접 연관있는 업종은 제과나 전통떡 등 5~6곳에 불과하다"며 "특별법은 소상공인이 아닌 중소기업 적합업종"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중소기업 지원사업의 재정 효율성 강화를 위한 중소기업정책심의회 신설을 골자로 하는 중소기업기본법 개정안 등 8개 중소기업 관련 법안을 함께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