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결정 한달 남긴 최임委 "돌아오라 노동계"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최저임금법 개악 저지 총파업'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노동계가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반발하며 최저임금위원회 불참 의사를 밝혔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도 순탄하지 않게 됐다. 근로자위원 없이 최저임금을 정하게 되면 피해는 정작 저소득 근로자들이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한국노총은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데 반발해 최저임금위원회에 소속된 근로자위원들을 전원 사퇴시키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역시 문재인 정부 들어 첫 총파업에 돌입하며 국회의 결정에 항의했다..

국회에서 통과된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내년부터 매달 최저임금의 25%(주 40시간 근로기준 39만3442원)를 초과하는 상여금과 최저임금의 7%(11만163원)를 넘어서는 복리후생 수당을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내용을 담았다.

노동계는 이 같은 산입범위 확대가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줄인다며 강력 반발했다. 최저임금연대 등은 기자회견을 통해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확대된다면 최저임금이 올라도 노동자 임금은 오르지 않고 사용자의 이윤만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상황으로 인해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가 기약 없이 미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해야하는 법정 시한은 오는 6월 29일이다. 노동계의 위원 추천이 늦어지면서 과거에 비해 최저임금위원회 구성이 한달 가량 늦어졌고, 이에 따라 제대로 된 논의는 아직 시작도 못했다.

최저임금위원회의 근로자위원들이 총사퇴하면 공익·사용자위원들만 모여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노·사·공익위원들이 각각 3분의 1 이상 출석해야 의결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최저임금법 17조에 따라 근로자나 사용자위원이 2차례 이상 출석요구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정족수 조항은 무효화된다. 나머지 위원들만으로 과반 출석, 과반 동의로 의결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인상률은 재계의 입장을 대부분 반영할 공산이 크고 이는 최저임금의 영향권에 있는 저소득 노동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고용부와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위원들이 논의 테이블로 돌아오도록 최선을 다해 설득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들이 개인적 입장이 아닌 조직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므로 설득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저임금위원회 관계자는 "노총 차원의 성명서만 접했을 뿐 근로자위원들이 개별적으로 불참의사를 밝히지는 않았다"며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이 늦어질수록 저소득 근로자들의 피해가 커지는만큼 근로자위원들이 최저임금위원회의 논의에 조속히 복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동계는 최저임금위원회 외에도 노사정위를 대신해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로 만들어진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도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과거 노사정위와 달리 비정규직·청년·소상공인 등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위원 구성을 의결했지만, 노동계의 불참 속에서 이 역시 '식물 기구'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