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노조와해 의혹' 삼성전자서비스 前사장 피의자 소환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박상범 삼성전자서비스 전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삼성전자서비스의 노동조합 와해 공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8일 박상범 전 삼성전자서비스 대표를 전격 소환해 조사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45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나와 '노조 와해 지시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의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조사를 잘 받겠다"고만 답한 채 조사실로 걸음을 옮겼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검사 김성훈)는 박 전 대표를 상대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하며 노조 와해 공작 활동 전반에 대해 추궁했다.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 등도 조사 대상이었다. 삼성전자 출신인 박 전 대표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삼성전자서비스 대표이사를 지냈다. 검찰은 그가 노조 와해 공작과 관련해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서비스 사이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6일 삼성전자서비스를 압수수색하고 본격적인 강제 수사에 돌입했다. 삼성전자서비스 측이 압수수색에 앞서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난달 18일 본사 지하 1층 창고에 대한 압수수색도 이뤄졌다. 검찰은 지난 15일에는 삼성전자서비스가 노조 와해 목적으로 노조원들의 일감을 고의로 줄였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본사와 콜센터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이 밖에도 검찰은 지난 24일에는 삼성전자서비스의 모회사인 삼성전자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이 노조 와해 공작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삼성전자서비스의 최모 전무와 윤모 상무, 노무사 박모씨, 함모 전 협력업체 대표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대부분 기각됐고 최 전무 한명만 구속됐다.

한편 검찰은 박 전 대표의 조사 내용을 검토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박 전 대표의 조사가 일단락된 뒤 삼성전자 등 윗선으로 수사가 확대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