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로스 장관 주말 베이징 방문…무역합의 후속 협상

Commerce Secretary Wilbur Ross takes a question as he speaks to the media about a new tariff on Canadian lumber during the daily press briefing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Tuesday, April 25, 2017. (AP Photo/Andrew Harnik)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이번 주말 베이징을 방문해 지난 2차 미중 무역협상에서 합의한 내용에 대한 후속 협상에 나선다. 로스 장관은 이번 방문에서 중국이 약속한 농산물과 에너지 수입 확대를 구체화 하고 문서화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로스 상무장관은 다음달 2~4일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측과 협상에 나선다. 미중 무역 대표단은 앞서 워싱턴에서 열린 2차 협상에서 중국이 에너지와 농산물 분야에서 미국산 수입을 늘리고, 중국 내에서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는 등의 내용에 합의했다. 중국 상무부는 앞서 지난 23일 질의응답 형식의 성명을 통해 "로스 장관이 곧 중국을 방문하게 된다"면서 "양측은 워싱턴에서 달성한 공동인식에 따라 중국의 미국 농산물, 에너지 수입을 늘이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로스 장관은 중국이 현재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는 원유와 정유제품, 액화천연가스와 함께 쇠고기, 가금류, 콩과 같은 농산물을 미국산으로 대체하는 데 역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측에 수입 쿼터를 철폐하는 것은 물론 조류 인플루엔자(AI)를 구실로 한 미국산 가금류의 수입 제한과 같은 차별적 규정을 바꿀 것도 요구하는 것으로 알러졌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 타결 이후인 지난 20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올해에만 미국의 대중 농산물 수출이 35∼40% 늘어나고 에너지 수출도 향후 3∼5년에 걸쳐 500억~600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액은 지난 5년간 큰 변함이 없었고 그 대부분은 미국산 콩이 차지했다.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미국산 콩은 124억 달러에 달했다. 목표로 하고 있는 에너지 수출 확대 규모도 지난해 미국의 전체 대중국 수출액 1500억 달러의 3분의 1을 넘는다.

이번 후속협상은 큰 틀에서 양국이 합의한 내용을 구체화하는 단계의 협상이어서 무난하게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변수도 적잖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에너지 수출을 대폭, 장기적으로 늘릴 경우 기존 수입 경로인 유럽연합(EU), 호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으로 부터 사오는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들 국가의 불만을 최소화해야하는 고민이 중국에 있는 셈이다. 중국으로서는 이번 협상에서 조정 여지가 없는 너무 구체적인 계약 보다는 유연한 대응이 가능한 합의를 선호할 수 있다. 과거 중국이 합의해놓고 어긴 사례들을 기억하는 미국으로선 약속을 계약으로 명문화하고 구속력을 갖게 하려들 전망이다.


지난 무역 합의 중 일부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에 대한 제재 완화가 미국 의회의 반발에 부딪혀 있는 것도 변수다.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지난 22일 ZTE가 미국 법을 따른다는 증거가 제시되기 전까지는 의회 승인 없이 제재를 완화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중국이 절실하게 원하는 ZTE 제재 완화가 실현되지 않을 경우 미국도 중국으로 받기로 한 것을 순순히 얻어내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