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308.98 831.85 1123.20
보합 5.97 보합 2.97 ▼3.4
메디슈머시대 (7/6~미정)
블록체인 가상화폐

[광화문]경제지표의 진실

광화문 머니투데이 강기택 경제부장 |입력 : 2018.05.29 04:33|조회 : 7344
폰트크기
기사공유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해 말하는 걸 삼가야 한다고 여긴다. 그래서 겪지 않은 것에 대해 말하는 이들을 잘 믿지 않는다. 다소 과장되거나 잘난 척해도 직접 해본 ‘선수’들의 얘기를 듣는 걸 선호한다. 이를테면 투자의 세계를 알고 싶을 땐 시장에서 직접 돈을 벌어본 플레이어들이 쓴 책을 읽는 것이다.

최근 몇 가지 지표와 지수를 놓고 벌어진 경기논쟁을 지켜보다 짐 로저스와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통계와 지표에 관한 견해를 떠올렸다.

조지 소로스와 퀀텀펀드를 함께 만들어 운용한 로저스는 그의 저서 ‘세계경제의 메가트렌드에 주목하라’에서 미국 정부가 내놓는 수치에 극도의 불신을 드러낸다. “미국의 상황은 대부분 통계가 만들어낸 것이며 미국은 항상 통계를 수정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가 내놓는 숫자들은 환상에 불과하다”거나 “모든 성장률 데이터는 신뢰할 수 없다”며 “통계는 홍보행위”여서 “통계를 무시”한다고 했다.

파생상품이 주특기(?)인 탈레브는 그를 유명하게 만든 책 ‘블랙스완’에서 “미국 상무부, 재무부 등 권위를 자랑하는 당국이 발표한 경제수치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가 없었으며 알아내려고 노력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사람들이 흥분에 빠져 이 숫자들을 화제로 삼아 미래에 대한 온갖 억측으로 이야기를 벌일 때를 제외하곤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의 관점에서 보면 경기논쟁은 통계보다 투자나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 한낱 소음일지 모른다. 존재가 의식을 결정한다고 보면 그들 역시 하나의 입장을 말한 것이고 경기논쟁 역시 각자가 몸담은 곳과 발 디딘 지점이 어디냐에 따라 저마다의 시각을 드러낸 것일 수 있다.

처음 시작한 이의 의도가 어떻든 간에 경기논쟁은 시간이 지나면서 정치적 해석과 정무적 판단이 대립하는 양상으로 번졌다.

경기가 둔화·하강한다고 한 이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기선행지수(순환변동치)가 10개월 연속 하락했고 통계청의 경기선행지수(순환변동치)가 2개월 연속 마이너스였으며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도 지난해 5월 고점을 찍고 하향추세를 보이다 100 밑으로 떨어졌다는 점을 꼽았다. OECD와 통계청의 경기선행지수가 들어맞지 않을 때가 적지 않지만 그보다 수치가 주는 신호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고출하비율이 1998년 9월 이후 최고라거나 제조업 가동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못하다거나 4월 수출이 1년 전보다 줄어든 데다 고용지표와 소득분배지표도 최악이라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모두 세계경제 성장률을 3.9%로 예상했는데 그보다 못한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도 근거로 들었다.

5월 그린북 발표 과정에서 ‘회복 흐름’이란 표현을 뺐다가 다시 넣어 경기에 대한 관심을 야기한 정부는 “경제상황을 월별 통계를 갖고 판단하기엔 성급한 면이 있다”며 “광공업생산을 빼고는 나쁜 흐름을 보이지 않고 있다”거나 “3~4월 수출이 두 달 연속 500억달러를 넘은 것은 사상 최초”라고 반박했다. 취업자 수가 저조한 것은 인구구조 탓이라고 했고, 소득분배가 악화한 것은 인구비중의 문제라고 했다.

[광화문]경제지표의 진실
지표가 존중할 만한 것이 아니라면 논쟁은 헛일이 된다. 그러나 지표가 말하는 게 아주 없는 건 아니라고 본다면 기업이나 가계(개인)가 해야 할 일은 말하는 이들의 현재 위치를 살피고 어떤 복선이 있는지를 따져 가려서 듣고, 수치가 말하는 것을 스스로 헤아리는 것이다.

늘 그렇지만 비판이나 분노 같은 ‘반응’보다 중요한 건 ‘대응’이다. “공무원들의 주장에 연연하지 마라. 명심할 것은 정부에서 일하는 공복들의 목표란 그들 자신의 생존과 지위보장에 있는 것이지 진실을 밝히는 데 있지 않다는 사실”이라는 탈레브의 문장을 기억하면서 말이다.

강기택
강기택 acekang@mt.co.kr

비즈니스 저널리즘의 최고 경지, 머니투데이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여깁니다. 독창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기사로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