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광주 집단폭행' 살인미수 적용 안해…특수상해 기소

폭행 당한 조씨 모습(왼쪽), 조씨가 폭행 당하는 장면이 찍힌 CCTV /사진=페이스북 캡처

검찰이 '광주 집단폭행' 가해자들에게 특수상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뉴시스에 따르면 광주지방검찰청 강력부(이계한 부장검사)는 택시 탑승을 두고 시비가 붙은 정모씨(31)를 집단 폭행한 피의자 8명 가운데 박모씨(31) 등 5명을 특수중상해와 특수상해·특수폭행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박씨와 일행은 지난 4월30일 새벽 6시30분쯤 광주 광산구 수완동의 한 도로에서 택시를 잡는 과정에서 다툼이 벌어진 정씨 일행 4명을 집단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폭행 당한 조씨가 눈이 거의 실명에 이른 상태라고 설명했다. 치료 과정에서 조씨의 오른쪽 눈에서 2.5㎝ 크기의 나뭇가지가 발견됐다.

이 장면은 당시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촬영해 인터넷에 올리면서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이후 피해자가 심각한 부상을 입은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온라인 상에선 '살인 미수' 혐의 적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조씨의 변호인 측도 살인미수 혐의 적용을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9일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 받아 수사해 온 검찰의 판단은 달랐다. 주변 CCTV와 목격자가 촬영한 영상과 음성을 분석한 검찰은 박씨 일당에게 살인미수가 아닌 특수중상해 혐의를 적용했다.

범행 경위, 준비된 흉기의 유무· 종류·용법, 범행 전후 사정, 공격 부위와 반복성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한 검찰은 살인미수가 아닌 특수중상해와 특수상해·특수폭행 혐의가 적절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가해자들의 행위에서 '살인의 고의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치료 과정에서 정씨의 오른쪽 눈에서 발견된 나뭇가지는 실명에 이르게 한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는 의학적 소견을 전달 받았다고 밝혔다. 정씨가 실명 위기에 처한 이유는 폭행의 충격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영상 속에서 한 가해자가 돌멩이를 들고 내리치려는 장면은 피해자를 가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전했다. 해당 가해자는 '피해자를 향해 내리칠 생각은 없었다. 겁을 주기 위함 이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들이 '죽여버리겠다'고 외친 것 또한 살해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 아닌 감정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내뱉은 위협으로 봤다.

다만 당초 경찰이 사건을 송치하면서 적용한 공동상해 혐의보다는 무거운 특수중상해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형법상 특수중상해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대 징역 20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