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쇼크'에 위험회피…원/달러 환율 1080.9원 마감

30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의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48.22포인트(1.96%) 내린 2,409.03을, 원·달러 환율이 4.1원 오른 1080.9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14포인트(0.48%) 오른 874.22에 마감했다. 2018.5.30/사진=뉴스1

원/달러 환율이 이틀째 상승, 다시 1080원대로 올라섰다. 이탈리아발 유로존 정치 불안으로 고조된 리스크오프(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4.1원 오른(원화 약세) 1080.9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 108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3일(마감가 1080.7원) 이후 5거래일 만이다.


전일대비 6.2원 오른 1083원에 개장한 원/달러 환율은 개장 후 추가 상승에는 실패했다. 개장가 위로 올라서지 못하고 1080원대 초반의 좁은 범위에서 등락하다 거래를 마쳤다.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이날 외환시장을 지배했다. 이탈리아 사태를 계기로 유로존 정치 불확실성이 촉발된 여파다.

세리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극우정당들의 내각구성안을 거부하자 유럽연합(EU)에 반대하는 극우정당들은 새로운 총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 총선이 사실상 EU탈퇴 여부를 가리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면서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이 급등하는 등 금융 불안으로 이어졌다.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6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유로 급락은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29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미국 달러 인덱스는 전일대비 0.8% 오른 94.86을 기록했다.

이에 역외 시장에서부터 원/달러 환율은 상승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82.75원에 최종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15원)를 고려하면 전일 종가보다 7.10원 오른 수준이다.

'이탈리아 쇼크'와 더불어 스페인의 정치 불안 우려, 다시 점화된 미·중 무역갈등도 리스크오프 심리를 키웠다.

국내 증시는 급락하며 개장 후 원/달러 환율의 강세 흐름을 뒷받침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48.22포인트(1.96%) 내린 2409.03로 마감했다. 한때 2400선을 내주기도 했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6605억원 순매도였다.

다만 월말을 맞아 들어온 수출업체들의 네고(달러매도) 물량으로 추가 상승은 제한됐다. 북한리스크 해소 등 원화 강세 요인이 여전했던 데다 오후 들어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다소 진정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상승폭을 일부 되돌리며 거래를 마쳤다.

한편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93.52원으로 전거래일 대비 4.5원 상승했다. 같은 시각 원/유로 재정환율은 1유로당 전일 대비 1.35원 오른 1251.25원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