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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청바지 입은 꼰대'가 되지 않으려면

기고 머니투데이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입력 : 2018.06.05 05:30|조회 : 7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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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기업문화 진단 보고서가 '청바지 입은 꼰대'라는 제목으로 기사화되자 주변에서 이런저런 얘기가 많다. '이제 눈치 보여 청바지도 못 입겠다'는 푸념부터 '나는 어울리지 않아 원래 안 입는다'는 애교 섞인 하소연에 '젊은 꼰대가 더 하더라'는 불평까지 다양하다.

특정세대를 겨냥해 '청바지 입은 꼰대'라고 썼던 것은 아니다. 겉모습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지향하지만 속은 여전히 산업화 시대 기업문화에 길 들여진 우리 모두를 꼬집은 표현이었다. 조사결과 대기업 직장인 2000명 중 88%가 '기업문화에 변화가 없다'며 여전한 회의감을 드러냈다.

리더들은 자신이 성장해온 방식에 익숙하다. 그 방식으로 성공을 맛봤다. 다들 '꼰대'라고 비아냥대지만 몇십 년 동안 몸에 익은 업무방식을 버리는 게 쉽진 않다. 직원들 역시 우리 사회 특유의 상명하복을 모를 리 없는 데다 입사 후 선배들에게 일과 행동규범을 배우니 불편했던 옷에 어느새 몸이 맞춰진다. 그렇게 기업문화는 대물림됐던 게 현실이다.

중용(中庸)이 어려운 이유는 '中'이 계속 바뀌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中'이 시대와 상황에 따라 바뀌기 때문에 부단한 성찰과 각성으로 '中'을 좇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때는 맞았지만 지금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게 필요한 이유다.

우리 기업은 어디쯤 서 있나. 모방할 성공사례가 명확하고 그 모델에 따라 하달된 전략을 충실히 이행하던 산업화 시대의 성공방정식이 여전히 유효한가. 그렇다면 피라미드 조직은 더할 나위 없이 효율적인 구조이고 다양한 의견은 잡음으로 비칠 수 있다. 그땐 최고경영진이 내리는 지시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소방수형 인재'가 최고였다.

지금은 아니다. 모방만으론 기업의 생존을 담보하기 어려워졌다. 경영환경은 빠르게 전방위적으로 바뀌고 있다. 정답 없이 스스로 답을 만들어 가야 하는 상황이다. 외부 변화에 맞춰 내부의 전열도 재정비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이렇게 잘 해왔다는 생각을 마음 한 켠에 품은 채 어설프게 '청바지'만 입고 있다. 기존의 잣대로 새로운 시도를 검열하고 예측 가능한 혁신만 바라고 있는 것이다.

환경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려면 옥상옥의 결재라인을 벗어난 가벼운 조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정보는 넘치지만 정답이 없는 환경에서 시행착오를 줄이려면 다양한 의견을 모으는 소통 문화도 절실하다. 정답을 스스로 찾는 자기주도적 인재를 키우기 위해 동기부여의 넛지(Nudge) 리더십 역시 필요하다.

이번 진단 과정에서 많은 직장인이 토네이도처럼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회사의 앞날을 걱정하며 윗사람의 눈치만 보는 자신의 처지를 호소했다. 경영 최일선의 CEO(최고경영자)뿐 아니라 직원 모두가 변화의 필요성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다.

우리 기업 역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야근하지 말자고 강제로 불을 끄고 자유롭게 의견 나누려고 직급호칭을 없앤다. 꼰대가 청바지만 입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청바지라도 입은 모습에서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긍정적이다.

'꼰대'의 반대말은 '꼰대였다'라고 한다. 꼰대가 지나친 자기확신에 기반한 기질이라면 변화에 유연해지는 것으로 꼰대를 벗어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이젠 과거의 성공 방정식과 결별할 때다. 하루빨리 조직구조에서부터 업무방식, 인재육성 방안, 리더십 모델까지 새로운 환경에 맞춰 재정비해야 한다. '청바지'만 입을 게 아니라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조직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사진제공=대한상의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사진제공=대한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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