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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내 재판 누가 믿어줄까"…허탈한 일선 판사들

[the L]

기자수첩 머니투데이 박보희 기자 |입력 : 2018.06.0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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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재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리 공정하게 재판을 한들 국민들이 믿어주겠나. 그동안 어떤 비난에도 재판 하나만큼은 어떤 개입없이 공정하게 해왔다는 자부심으로 살았는데…."

'사법행정권 남용' 논란에 재경 지법 한 판사의 말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나서서 정책이 비판적인 판사들의 뒷조사를 했다는 의혹에 이어 이번에는 정권과 재판을 두고 흥정을 시도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이 지난달 25일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작성된 각종 재판 거래 정황이 담긴 문건들이 담긴 조사보고서를 공개해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해 9월 임기를 마치고 서초동을 떠났던 양 전 대법원장이 카메라 앞에 서 "재판을 흥정거리 삼아 방향을 왜곡하고 거래하는 일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고 결단코 그런 일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의혹은 여전하다.

대법원이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을지도 모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온 일선 판사들은 허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당장 앞으로 어떻게 재판을 해야 할지, 앞으로 어떻게 국민들의 신뢰를 쌓아나갈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서울의 한 판사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며 "앞으로 재판 결과에 불만을 가진 당사자들에게 어떻게 사법부를 믿어달라고 할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특히나 대법원 판결이다. '인권의 마지막 보루'여야 할 대법원에 대한 불신은 결국 사법부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양 전 대법원장은 "대법원 재판은 순수하고 신성한 것으로 함부로 폄하하는 것을 견딜 수 없다"고 말했지만, 이 신뢰에 금이 간 지금, 결국 이를 입증할 길을 당사들이 스스로 모든 것을 밝히고 정말로 재판에 어떤 거래와 흥정도 없었음을 증명하는 길 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일선 법원에서는 수십, 수백건의 재판이 열리고 있다. 대법원의 마지박 판단을 기다리는 이들이 수만여명이다. 이번 사태가 제대로 결론을 내지 못하면 이들은 돈이 없어 전관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아 재판에서 진 것은 아닌지, 힘이 없어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닌지 평생을 억울함 속에서 살아갈지 수밖에 없다.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사법부에 남은 마지막 기회를 부디 차버리지 않길 바란다.

[기자수첩] "내 재판 누가 믿어줄까"…허탈한 일선 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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