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물러난' NC 김경문 감독, 우승 꿈도 멈췄다

감독 자리에서 물러난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 /사진=뉴스1

NC 다이노스가 시즌의 절반도 치르지 않은 시점에서 칼을 뽑았다. 김경문 감독이 일선에서 물러났다. 김경문 감독으로서는 '2인자 설움'을 떨쳐내지 못한 채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NC는 3일 밤 '현장 리더십 교체'라는 제하의 자료를 냈다. 김경문 감독이 구단 고문으로 옮기고, 유영준 단장을 감독대행으로 정했다. 단장 대행은 김종문 미디어홍보팀장이 맡는다.

이로써 김경문 감독은 2011년 8월 NC 창단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7년 만에 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김경문 감독은 신생팀 NC를 맡아 단기간에 성적을 끌어올렸다. 육성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셈이다. 1군 2년차였던 2014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이후 2017년까지 4년 연속 팀을 가을야구에 올렸고, 2016년에는 한국시리즈까지 오른 바 있다.

하지만 2018년 시즌은 쉽지 않았다.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20승 39패, 승률 0.339에 그치고 있다. 순위도 10위다. 지난 5월 20일 10위로 내려앉은 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에 NC가 결단을 내렸다. 김경문 감독을 고문으로 옮겼다. '현장 리더십 교체'라고 했지만, 사실상 성적 부진에 따른 경질에 가깝다는 평가다. 그리고 김경문 감독도 끝내 '우승 타이틀'을 품지 못한 채 물러나게 됐다.

김경문 감독은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큰 업적을 이룬 감독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감독을 맡아 전승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KBO 리그에서는 대표적인 '2인자'로 꼽힌다.

기본적으로 맡은 팀을 강팀으로 만드는 능력은 탁월하다. 두산에서도 그랬고, NC 감독으로 옮긴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최정상에 서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진출만 네 차례 일궈냈지만, 우승까지 이르지 못했다.

두산에서는 2005년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2007~2008년 2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하지만 2005년에는 삼성에, 2007~2008년에는 SK에 밀리면서 준우승에 그쳤다. NC에서는 2016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으나, 두산에 패퇴하고 말았다.

매년 김경문 감독은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누구보다 우승에 목말랐던 이가 김경문 감독이었다. 하지만 끝내 이루지 못했다. 물론 완전히 기회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른 팀에서 다시 지휘봉을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