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짓 한번으로 통화…소니 '이어 듀오' 써보니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를 착용하고 일상생활을 즐기는 모습./사진제공=소니

#사람들로 붐비는 금요일 퇴근길. 노트북 가방을 메고 양손 가득 장을 본 터라 손이 자유롭지 못하다. 이어폰에서 나오는 기분좋은 음악으로 지친 한 주를 달래보는 찰나. 집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어떻게 받지?' 진땀이 나려던 순간, 여유롭게 고개를 한번 끄덕이자 통화가 바로 연결됐다. "여보세요, 응 곧 도착해." 스마트폰을 꺼낼 이유도, 무선이어폰 터치패드에 손을 댈 필요도 없다.


소니의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Xperia Ear Duo·이하 듀오)'는 줄 없는 자유를 넘어 손 안쓸 자유까지 주는 무선이어폰이다. 지난달 말 국내 정식 출시됐다.

'듀오'의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이어폰 터치패드에 손을 대지 않고 고개를 움직이는 것 만으로 통화나 음악재생을 할 수 있는 '스마트 헤드 제스처' 기능이다.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사진=소니

제품에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가 달려 있어 사용자의 고개 움직임에 반응한다. 예를 들어 이어폰을 꽂고 운전 중 통화가 걸려오면 고개를 끄덕여 전화를 받을 수 있고, 고개를 가로 저어 통화를 거부할 수도 있다. 핸들에서 손을 뗄 필요가 없는 셈. 음악을 듣다가 이전 음악 트랙으로 돌아가려면 머리를 왼쪽으로 젓고, 다음 트랙을 듣고 싶으면 머리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된다.

'스마트 헤드 제스처'는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 앱을 스마트폰에 내려받아 이어폰과 페어링 한 뒤 간편하게 설정할 수 있다.

다만 '헤드 제스처'가 익숙하지 않다면 의도치 않은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듀오' 사용 첫날 신나는 음악에 맞춰 나도 모르게 고개를 좌우로 흔들다가 자꾸만 다음곡이 재생되는 낭패를 봤다. 제스처 기능을 쓰기 싫다면 앱에서 설정을 해제하고 터치패드를 통해서만 조절하면 된다.


성인 손가락 한마디 길이의 평평한 터치패드는 조작하기 쉬운 편. 길게 누르기, 위아래로 밀기, 터치 횟수 등을 통해 통화, 음악듣기, 볼륨조절 등을 할 수 있다.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의 '듀얼리스닝' 기능. 주변 환경 및 소음에 따라 지능적으로 볼륨이 조절되기 때문에 동시에 외부 소리를 들을 수 있다./사진=소니

음악을 듣거나 통화를 하면서 동시에 외부 소리를 듣고 대화할 수 있는 '듀얼 리스닝' 기능도 다른 무선이어폰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듀오'는 주변 환경의 소리를 음악과 매끄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특별히 디자인된 링 형태의 팁을 채용했다. 주변 환경 및 소음에 따라 지능적으로 볼륨이 조절되기 때문에 동시에 외부 소리를 듣는 게 가능하다. '듀오'를 착용한 채 출퇴근 대중교통 안내방송을 확인하거나 운전 중 생길 수 있는 돌발상황에 대해 소리를 듣고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다. '듀오'는 안드로이드의 구글 어시스턴트, 애플의 시리 등 AI(인공지능) 음성 비서 플랫폼을 지원해 음성 명령 기능도 갖췄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4시간까지 사용 가능하며, 듀오 전용 케이스를 충전기로 활용할 수 있어 외부에서 최대 3회 충전이 가능하다. 고속 충전 기능도 제공돼 7분의 충전으로 최대 1시간의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내구성이 강한 스테인리스와 부드러운 고무 재질로 무게는 10.6g이다. 블랙, 골드 두 가지 색상으로 출시됐다. 가격은 34만9000원으로 '에어팟', '기어 아이콘X' 등 20만원대 경쟁사 제품들에 비해서는 비싼 편이다.